매일신문

정몽준 "박근혜와 얼굴 붉혔다"…친박측 "사실을 완전히 왜곡"

"정(몽준) 전 대표는 도대체 무슨 의도로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비난하는 말만 하는지 알 수가 없다."

4일 오후 7시 40분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정치부 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같은 날 정 전 대표가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 출판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가졌고 박 전 대표와 얼굴을 붉힌 비화를 소개했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이 의원은 "(이 책에는) 정몽준의 비전, 정책, 정 전 대표가 국가와 한나라당을 위해 헌신한 감동적인 스토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며 지난주 거의 매일 박 전 대표를 향해 공세를 멈추지 않은데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정 전 대표는 자서전에서 박 전 대표가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고 남북 축구 경기 개최를 합의한 일을 썼다. 그러면서 자신이 프로구단에 통사정해 대표팀을 꾸렸는데 경기 당일 관중들이 (박 전 대표가 북측과) 약속한 한반도기가 아닌 태극기를 꺼내 든 데 대해 박 전 대표가 화난 얼굴로 항의했다고 썼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그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는데 왜 그 분(정몽준)께 항의 했겠는가"라며 "대한축구협회가 경기 운영을 맡았고, 이것은 정부가 해결할 사안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해명은 이 의원이 박 전 대표와 직접 통화하고 나서 밝힌 것이다.

정 전 대표는 또 2009년 9월 자신이 당 대표로 취임한 뒤 박 전 대표와 만났는데 조윤선 당시 대변인이 "박 전 대표가 정 전 대표의 대표직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힌 데 대해 박 전 대표 측에서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만일 취소하지 않으면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다"고 썼고, 또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대해 정 전 대표가 당 특위 필요성을 박 전 대표에게 설명하자 "갑자기 화난 사람처럼 '(친박계) 허태열 최고하고 상의하세요'라고 높은 톤으로 소리를 질렀다. 마치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사실이 완전히 왜곡됐다"며 "박 전대표가 전혀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정 전 대표 측에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최근 정 전 대표가 박 전 대표의 외교'안보에 관한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자신이 아는 교수가 대필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정 전 대표가 대필 의혹을 제기한 기고문 내용에는 전술핵 문제가 없는데 전술핵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교수의 이름을 밝히고 거짓말을 했다면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이 자서전의 출판기념회를 6일 갖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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