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세계육상대회 열정과 자긍심 계속 살려 나가자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9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세계 육상 스타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구 대회는 우리가 국제 규모의 스포츠 제전을 무난히 치러낼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준 동시에 지역 발전과 한국 육상의 진흥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이번 대구 대회를 간단하게 결산하면 관중 참여율 등 흥행에서 좋은 결실을 맺은 반면 대회 운영 능력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대회 초반에 의전과 보안, 교통, 식사 등 이런저런 운영상 불만이 제기된 것은 조직위원회가 대회 준비 과정에서 치밀함이 부족했고 즉각 대처하는 유연성도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맡은 역할을 가리지 않고 적극 나서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일부 공무원들의 안이한 자세는 옥에 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은 큰 규모의 대회에서는 예기치 않은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조직위와 운영요원, 자원봉사자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한발 앞서서 이를 개선하거나 즉각 시정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대회 초반 이런저런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바로 고쳐지지 않아 선수와 임원, 관중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대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여지를 준 것이다. 이는 준비 과정과 운영상에서 일일이 살피지 못한 조직위원회의 불찰이다.

그러나 대구시의 오랜 준비 등 노력과 시민들의 헌신은 이 같은 운영 미숙 등 작은 허물들을 덮기에 충분하다. 주어진 여건하에서 시와 조직위가 나름의 최선을 다했고 6천여 자원봉사자와 시민서포터스 또한 대회 성공을 위해 헌신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 열기는 성공 대회를 위한 열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구시민 모두가 지역 사랑과 발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번 치르고 마는 행사가 아니라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쏟은 노력과 열정, 자긍심을 대회 이후 지역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구 대회는 성공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포스트 2011'이라는 고민 또한 남겨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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