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의 힘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4일 막을 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MVP는 바로 대구시민이었다. 연일 만원 사례, 성숙한 관전 문화, 친절과 환대, 때론 문화 알리미로 활약한 대구시민의 활약은 이번 대회를 단연 돋보이게 했고 이에 세계인들은 '대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대회 전 2007 오사카 대회처럼 텅빈 관중석을 걱정했지만 시민들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관람석을 메워 주었고 성숙한 관전매너와 선수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까지 더해져 역대 최고의 대회로 만들었다. 대회 기간에 행사장 곳곳에서 손과 발이 되어 준 6천7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각국의 선수'임원을 따뜻하게 맞이한 1만7천여 명의 시민서포터스도 대회 성공의 숨은 주역.
경기장에 가지 않은 시민들도 차량통제에 따른 불편을 기꺼이 감내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원활한 대회진행을 도왔다. 이번 대회는 외형적으로도 대성공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2개국 1천945명의 건각들이 참가했고, 경기장 시설에 대해서도 참가 선수단은 한결같이 '세계 최고'라고 평가했다.
대구가 4년 전 2011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유치전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정부와 서울 언론의 외면속에 "지방도시가 할 수 있겠냐""육상 불모지에서 웬 세계육상대회 유치냐"는 비아냥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기우였다. 대구시민들은 세계가 감탄할 정도로 멋지게 대회를 성공시켰다.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4일"이번 대구 대회는 전 세계로 육상을 확산시키는 기회를 만들었고 세계육상대회의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세바스찬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런던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이렇게 많은 관중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응원하는 것은 기적과 같다"며 "세계선수권대회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대회"라고 감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 전체 입장객은 44만6천305명으로 역대 최다 관중이 들어왔다. 이는 오사카 세계대회(25만4천 명)와 2009년 베를린 대회(39만7천 명)의 입장객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 판매 입장권 사용비율도 91.66%를 기록,'사표'(死票) 우려도 불식시켰다.
자원봉사자 이수연(22'경북대) 씨는 "폐회식 후 인사를 건넨 선수단과 외국 기자들이 '대구 원더풀'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때 대회를 성공시켰다는 자부심에 진한 감동이 몰려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관람매너도 수준급이었다. 선수가 박수를 유도하면 관중들이 마치 하나가 된 듯 리듬에 맞춰 박수를 쳤고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에는 일제히 침묵을 지켰다. 좌석을 함부로 옮겨 다니거나 소란을 피우는 관중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구스타디움 안에 4만여 명이 모여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김기진 계명대 교수(체육학과)는 세계에 대구의 힘을 보여주자는 시민들의 의지와 열정이 대회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또 2005년부터 열리고 있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를 통해 관전매너나 응원 등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된 것도 대회 성공의 요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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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일 대구시장은 5일 대시민 감사 담화문을 내고 "최고의 대회를 만든 시민들이 진정한 금메달감이며, 대구경북민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육상이 비인기 종목인 한국에서, 그것도 지방도시 대구에서 열렸지만 역대 최고의 대회로 만든 자신감과 역량을 대구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자"고 말했다.
이호준'장성현'노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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