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 태풍, 정치권 반성 쓴 약"

여 "민생해결에 집중" 야 "정권교체 참여를"

정치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높은 지지에 대해 '뜻밖'이라면서도 타성에 젖은 기존 정치문화에 대한 반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안철수 폭풍'을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적절한 대안의 출현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바람을 보면서 기성정치권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불만이 얼마나 큰지 느꼈다"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경고라고 보고 여야가 민생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경원'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역시 '안철수 붐'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고위원들은 내달 서울시장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안철수 바람'을 분석하고 한나라당의 '약'으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원장의 한나라당 영입을 위해 10고초려를 주장했던 원희룡 최고위원은 "공인이 아니면서도 공인에 준한 모습을 보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최고경영자와 기업이 어떻게 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지 모범을 보이는 한편 젊은이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아픔을 공감하는 안 원장의 태도는 한나라당이 앞으로 견지해야 할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안 원장처럼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에게 일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분위기를 완전히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은 "안 원장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 가운데 거품이 있다거나 아직 안 원장이 정치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안철수 붐에 나타난 함의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라며 "안철수 붐을 한나라당의 자성을 위한 백신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안 원장의 부상을 애써 외면하면서도 야권 대통합 과정에 안 원장이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야권대통합은 시대적 의무이자 국민적 요구"라며 "반한나라당 진영의 통합을 통해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진전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 대표의 이 같은 요구는 안 원장이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내년도 총선과 대선과정에서 야권의 단일화가 어렵다고 보고 야권대통합에 안 원장이 참여할 것을 호소한 것이다. 그만큼 안 원장의 출현이 야권 단일 후보 출전을 통한 선거 승리 전략에 차질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고르고 대통합을 위한 후보단일화와 경선에서도 승리할 것을 다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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