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회마을 석면 검출…세계문화유산 '흠집' 우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이 공용주차장 등지에 석면이 함유된 사문석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달 하회마을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이를 안동시에 통보했다.

4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안동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지난 4월 하회마을의 공용주차장, 엘리자베스여왕기념관 마당'주차장, 민박집 앞마당 등 3곳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백석면(chrysotile)이 최고 1.75% 검출됐다는 것.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광물로,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폐암이나 늑막'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하회마을의 석면 문제 보고서를 지난달 초 작성해 문화재청과 안동시청'안동시의회 등에 전달, 대책을 요구했다.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문제를 유네스코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움직이는 물체로 인해 석면이 최대 5㎞까지 날아간다. 석면 자갈 위로 수많은 버스와 사람들이 다녔다. 이미 석면이 하회마을 전체를 뒤덮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한국환경공단 측에 8일까지 5개 지역의 사문석 자갈, 7개 지역의 공기 중 성분 시료를 채취, 분석 의뢰해 유해성이 판정될 경우 마을 내 사문석 골재 전체를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안동시는 이와 별도로 6~15일까지 세계문화유산 표지석 앞, 탈춤전수관 앞, 관광안내소 옆 사문석을 제거한 뒤 일반 자갈로 교체하는 사업을 벌인다.

안동시 송용규 문화재관리담당은 "하회마을 내 석면 검출에 대해 환경공단 측에 검사를 의뢰해 놓고 있다"며 "자칫 하회마을이 석면 검출 논란으로 관광객 감소와 세계문화유산 이미지 하락이 우려돼 발 빠른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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