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 어디 없나요"… 대구 전역 품귀현상

가격 상승률 9.3% '전국 최고'

대구 지역 전세난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지역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작된 전세난이 대구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가격은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지만 전세 물건은 거의 없고 대기 수요만 쌓이고 있다"며 "공급 부족으로 가격 오름세도 높아져 세입자들의 집 구하기 고통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전세 가격 10년만의 최고치

"중소형은 전세가 나오면 통장으로 계약금부터 넣어야 합니다. 집을 보러 가면 몇시간 사이에 계약이 끝나 있습니다." 수성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인근 화랑 공인 관계자는 "단지내 집이 4천300 가구나 되지만 한달전부터 전세 매물이 거의 사라진 반면 대기 수요는 많아 이제는 12월 전세 기간이 끝나는 집까지 미리 계약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산'범물이나 시지 등 주변 대단지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초부터 전세 가격이 2천만~3천만원씩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뒤 한두달 전부터는 매물 찾기가 힘들어 진 것.

전세난은 달서구나 북구 등 대구 전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곡동 달구벌 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7천만~8천만원을 오가던 20평형 전세 가격이 1억원까지 올랐고 1억 2천만원 안팎이던 30평형 전세는 최고 1억5천만원까지 올랐다"며 "매물이 나오면 길어야 이틀안에 거래가 된다"고 했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전세 가격은 지난 2002년 이후 10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중에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대구 전세 가격 상승률은 9.32%로 이미 지난해 상승률 7.45%를 추월한 상태다.

특히 99㎡ 미만 소형 평형의 전세가 상승률이 13.6% 오르면서 전세난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대구 아파트 전세 가격은 IMF 사태 여파로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진 2002년 15.47%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2006년부터 2009년까지 2~3% 안팎의 보합세를 유지해 왔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2002년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현재보다 10% 이상 낮은 87%였고 현재는 보급률이 100%가 넘지만 매매 기피 현상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고 월세 전환 물건이 늘면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다"며 "전국 대도시 중에서도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공급 물량 부족 당분간 갈 듯

대구 지역 전세난은 당분간 이어질 우려가 높다.

미분양 여파와 금융위기로 2008년 이후 분양한 단지가 적어 신규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 물량이 부족한 탓이다.

대구 지역 입주 물량은 2008년 3만 가구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1만2천가구, 올해는 7천200가구로 급감했으며 내년 물량은 4천가구에 그치고 있다. 올 하반기 입주 물량도 2개 단지 1천 20가구에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내년 입주 물량의 대부분이 전세난이 심한 중소형 가구로 구성돼 있어 전세난을 어느정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주 가능 미분양이 7천여 가구가 있지만 대다수가 대형 평형이어서 중소형 전세난 완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형 위주의 도심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급량이 올하반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보여 내년 하반기 이후는 전세난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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