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어처구니없는 하회마을 석면 오염 소동

한 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에 난데없이 석면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석면이 포함된 사문석 자갈을 공용 주차장과 민박집 마당 등에 포장재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최근 조사 결과가 하회마을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안동환경운동연합은 하회마을 공용 주차장과 엘리자베스여왕 기념관 마당 및 주차장, 민박집 등 3곳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백석면이 최고 1.75% 검출됐다고 공개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한 광물이다. 호흡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폐암 등 악성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장식 석재로 흔히 쓰이는 사문석을 당국이 아무런 의식 없이 포장재로 이용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야기됐다. 석면 피해 걱정만 했지 정작 석면이 어디에 들어 있는지조차 모르는 당국의 무지 탓이다. 설령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이 아니라 하더라도 석면에 대한 주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면밀하게 유해 여부를 확인한 후 사문석을 사용했어야 할 일이다. 늦었지만 수많은 자동차와 사람들로 인해 석면 가루가 날려 인근 지역에 어떤 피해를 주고 있는지도 서둘러 파악해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석면 소동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나 세계문화유산 이미지 추락만 걱정할 게 아니라 각 지자체의 사문석 자갈 사용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처럼 석면이 사람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세계문화유산이 무슨 소용인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주변의 도로 건설 논란을 본보기로 삼아 하회마을 관리에 더 이상 허점이 없도록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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