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리 모두가 승자!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소식을 듣고 있으면 2년 전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그 당시 필자는 다쏘시스템의 R&D 센터를 대구에 유치하기 위해 프랑스 본사 임원진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었다. 본사에서 있었던 회의에는 김범일 대구시장도 참석을 했었는데 그는 그 당시 베를린 육상경기 폐막식을 참관하고 오는 길이었다고 했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얼마나 권위 있는 대회인지 잘 몰랐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다쏘시스템의 유럽 직원들이 필자에게 대구가 어디냐며 아직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한다며 무척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대회의 세계적인 권위와 지명도에 대해서 비로소 체감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월드컵, 동계올림픽, 하계올림픽과 함께 전 세계인이 즐기는 중요한 행사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대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 있는 다쏘시스템의 직원들은 대회기간 내내 연일 큰 관심을 보이더니 프랑스가 전체 순위에서 종합 10위를 차지하자 자축 파티까지 했다.

이러한 사례를 일반화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만큼 우리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한 전 세계의 이목이 대구에 쏠렸다는 사실을 대구 시민들이 깨닫고 자긍심을 느꼈으면 한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분명 대구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준 행사였다.

아직 한국은 육상이 사회체육으로 저변이 넓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대회는 비록 운영상의 문제들이 노출됐고 세계기록을 많이 배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육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냈으며 전 세계 선수들을 향하여 열정적인 환호와 갈채를 보내는 대구시민들의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대구는 물론 한국 육상의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

다쏘시스템이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대구에 R&D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을 때가 기억난다. 그 당시 필자는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열정적이고 유능한 인재들이 가득하기에 전 세계의 3D와 PLM(제품수명주기관리)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연구개발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이며, 그중에서도 대구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의 적극적인 지원과 3D 융합 산업에 대한 열정으로 다쏘시스템의 R&D 센터를 위한 최적의 장소임을 본사 경영진들에게 연일 설파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대구에서 다쏘시스템의 글로벌 R&D센터가 설립되고 그곳에서 전 세계의 인재들이 성장하고 2년 연속 글로벌 컨퍼런스를 개최할 수 있었다.

이번 대구 육상대회는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대구와 대한민국 육상을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이다. 이번 대회가 새로운 대구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비록 육상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기록에 따라 메달의 색깔이 달라지게 되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뛰며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우리 모두는 진정한 승자였다.

조영빈(다쏘시스템 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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