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토갤러리] 꽃무릇과 삶

■작가생각:"세상에는 이기지 못할 행복도 불행도 없다." 그리고 글과 함께 핀 꽃 '꽃무릇'. 꽃무릇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지만 절대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 땅속에 알뿌리를 묻고 거기서 매끈한 꽃대를 올려 화려하고 매혹적인 붉은 꽃을 피우다가, 그 꽃이 시들어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날렵하고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온다. 잎은 겨울 내내 그 추운 한파를 견디고, 봄이 되면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렇게 또 몇 개월을 땅속에서 숨 고르기를 한 후 가을 즈음에 또다시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운다. 우리 인생도 살다보면 행복하고 화려한 시절도 있고,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의 시절도 있고, 또 내 존재가 무언지도 모르고 무의미하게 사는 게 아닌가 생각되는 시절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닥친 일에 순응하고 지혜롭게 견디다 보면 간절히 원하던 행복도 또다시 찾아오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싶다.

전남 영광군 불갑사에서 이선미 dajim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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