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행사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힘을 보탤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2년 전 지역의 각종 단체 활동과 매일신문사 시민기자로 활동해오던 중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리를 듣고 한걸음에 조직위원회를 찾아 지원했다.
대회 자원봉사참여 동기를 묻는 말에 "지역에서 개최하는 세계적인 행사에 내'외국인을 반갑게 맞이해 대구를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 한몫하고 싶다"고 면접관에게 답한 그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대회기간 동안 10조 입장관리 안내를 배정받았다. 하늘색 티셔츠에 얼굴 사진이 들어간 패스카드를 걸자 마음이 바빠진다.
VIP 프리미엄 라운지 S석 입장안내 개막 첫날, 음식대행업체의 음식배달 지연과 한꺼번에 몰려든 관람객을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평소 자원봉사를 통한 노련미를 발휘, 현장수습을 가뿐히 해내자 동료 봉사원들이 잘한다며 치켜세웠다.
2일차부터는 휠체어, 전동차를 타고 오는 장애인 출입구로 뽑혀 활동하게 되었다. 정상인과 달리 장애인 전용 입구는 지정좌석 찾기, 물건 맡아주기, 표 꺼내기 등 봉사자의 손이 많이 필요했다.
오후 4시 출석카트 체크, 장애인의 손과 발 노릇을 하다 보면 귀가시간은 보통 10시가 훌쩍 넘었다. 대회기간 동안 오전 업무일정과 오후 자원봉사활동을 병행하느라 발등이 통통 붓고 피곤함은 말할 수 없었지만 마음은 행복했다.
자원봉사기간 동안 장애인을 돕는 일과 생생한 현장에서 미담을 펼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보람이었다.
같은 조에 배정받은 복현동에 살고 있는 문여남 씨는 "봉사활동이 처음이라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즐기면서 봉사하는 내 모습을 보고 새로운 세상의 사람을 만난 것 같다"며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기간 동안 입장관리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코앞에 경기장을 두고 개막식을 제외하고는 세계적 유명세를 타던 우사인 볼트, 이신바예바, 류샹 등 유명 스타들의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하고 휴대폰 DMB(지상파 방송)를 통해 경기를 관람해야 했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만으로 경기장 안 관객과 한몸이 됐다.
파도타기, 리듬박수 등 경기 관전 매너는 물론 경기종료 후에도 줄을 서서 셔틀버스와 순환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어린 아이나 노약자에게는 자리 양보로 지역의 인심을 내보였다. 표지판을 든 봉사원들은 외국인과 타 도시 시민들의 길잡이 노릇을 자처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게 된 것은 모든 대구시민들의 노력 때문이지만 자원봉사자들도 대회를 빛나게 한 조연으로 활약했다. 더불어 월드컵과 유니버시아드대회 등 세계적 행사를 2차례나 치른 선진 시민정신이 대회를 한층 빛나게 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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