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용어인 영어는 몇 차례 운명적 순간을 맞는다. '정복왕' 윌리엄 1세(1028~1087년)의 영국 침공도 그 중 하나다. 윌리엄 1세는 중세 영국의 왕권을 확립한 인물이지만 프랑스인이다. 노르망디 공작의 사생아로 태어난 그가 영국을 정복한 이후 프랑스 문화와 관습이 영국에 이식됐고 영어도 프랑스어의 영향을 받아 크게 달라졌다.
윌리엄 1세는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다. 영국인들에게 그는 이방인이었다. 그는 강권 통치를 폈다. '둠스데이 북'(종말의 날 책)이라는 토지대장을 만들어 영국땅을 샅샅이 관리했다. 그가 세운 제도들은 계승'보완되어 영국 국력 향상의 토대가 됐다. 그는 잉글랜드 곳곳에 요새를 설치했다. 특히 템스 강 언덕 위에 지은 윈저 성은 요새 중의 요새였지만, 나중에 왕권이 안정되면서 고급스러운 왕실 성으로 변모했다.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이곳에서 주말을 지낸다.
윌리엄 1세는 영국에 정을 붙이지 못했다. 영어를 단 한 마디도 못한데다 잉글랜드에 거의 머물지 않았으며 죽어서는 프랑스 땅에 묻혔다.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입은 부상과 낙마 후유증으로 그는 1087년 오늘 세상을 떠났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kimh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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