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대구세계육상 안전분야 자원봉사자 최유선 씨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대구시민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도 감동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개회식전까지 날씨 때문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에는 첫째, 날씨가 한몫을 톡톡히 했다고 본다. 둘째, 걱정했던 관중석 자리를 하나하나 메워준 대구 시민들, 셋째는 행사장 곳곳에서 손과 발이 되어준 자원봉사자와 시민서포터스 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중 한 사람의 자원봉사자로 책임과 의무 수행을 잘 해온 것 같아 기쁘다.

나는 '안전 분야'의 자원봉사자로 노란 티셔츠를 입고 일을 했다. 관람석 1층 A블록에서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매일 아침 6시20분에 집을 나와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전 근무를 하고 3시에 오후 팀과 교대를 했다. 오전 7시 전에는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스타디움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많지 않아 조금은 불편했다.

오전 관람객은 주로 학생들의 단체관람이다. 학생들이 혹시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까 최선을 다해 안내하고 안전하게 살폈다. 관람좌석 번호가 지정되어 있지 않고 블록으로만 기록되어 있다 보니 좌석 수보다 관람자 수가 더 많아 서로 자리쟁탈전이 생기는 황당한 일도 생겼다.

학생들이 수백 명씩 밀려들 때면 정신을 더욱 가다듬고 근무에 임했다. 어떤 날은 지정석에 아예 앉지 못했던 날도 있었다. 학생들의 경기관람 자세는 양호했지만 경기를 마치고 자리를 떠났을 때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 음료수병, 물병 등은 잘못 밟아 넘어지거나 다칠 수도 있어 봉사자들이 줍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어떤 학교는 선생님이 먼저 쓰레기를 주우니 학생들도 자연히 자기 쓰레기를 모두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고 가기도 해 흐뭇했다. 때론 봉사자에게 인사를 해준 학생들, 수고한다는 시민들의 한마디에 피로가 풀렸다.

봉사자에 대한 조직위의 배려도 따뜻했다. 봉사자들에게 무리를 주지 않게 프로그램이 잘 짜여졌으며, 휴게실이 마련돼 있어 서로 교대를 한 후 잠시 피로를 풀 수도 있었다.

폐회식 날 자원봉사자들은 대회 참가국의 국기를 들고 스타디움에서 관중들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의미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박수를 받을 만큼 그동안 진정으로 열심히 봉사를 했는지 자신을 되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음식을 나누고 공연과 댄스를 즐기면서 지구촌은 하나, 우리 모두는 하나임을 느꼈다. 부디 세계 속의 대구를 오래도록 기억해 주기를 바라면서 이름 모를 외국 선수들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본다. 그동안 불편했을 가족들에게도 감사를 느끼며 내 생애 소중한 선물로 기억하고 싶다.

글'사진 최유선 시민기자 yousun0630@hanmail.net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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