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을 조사해 온 한미 공동조사단은 기지 내에서 고엽제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9일 공식 발표했다. 고엽제 매립 지역으로 지목된 헬기장과 몇몇 구역에 대해 4개월에 걸쳐 지구물리 탐사와 토양 시추 조사를 실시한 결과 드럼통은 물론 묻었다가 파내는 등 이상 징후조차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기지 내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동조사단과 환경부의 조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여전하다. 고엽제 드럼통이 정말 묻혀 있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찾지 못한 것인지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이번 조사 결과가 첨단 장비를 이용한 지구물리 탐사나 작은 구멍을 뚫어 찾는 토양 시추 조사 등 간접 조사 방법에 의존한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땅을 파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발굴 조사를 외면하고 간접 조사로 끝낸 이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군 측은 그동안 "1979, 1980년 무렵 화학물질을 다시 파내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고 주장해 왔다. 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미군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군 입장에서는 발굴해 봐야 나올 게 없으니 간접 조사로 충분하다고 주장하겠지만 환경오염과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과 국민 입장에서는 발굴 조사를 통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조사를 마무리하고 아무 일이 없는 듯 흐지부지해서는 안 된다. 어떤 화학물질을 무슨 이유로 묻었는지, 나중에 이를 어디로 옮겼는지에 대해 조사해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의혹과 불신을 떨쳐버리고 안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앞으로 주한미군의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그간의 과정을 끝까지 추적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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