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람 탱탱 짐승男, 쭉쭉 늘씬 매력女…아이돌도 울고갈 몸매

대구세계육상 참가 선수들, 종목별 황금몸매 탐구

큰 키에 초콜렛 복근이 매력적인 우샤인 볼트.
큰 키에 초콜렛 복근이 매력적인 우샤인 볼트.
발레리 아담스.
발레리 아담스.
샐리 피어슨.
샐리 피어슨.

댓바람 퀴즈로 출발한다. Q.라마르크라는 학자가 1809년 '동물철학'을 통해 '많이 사용한 기관이 발달하여 생물이 진화한다'고 주장한 이 학설은? A.용불용설(用不用說).

덧붙이자면 인간을 포함한 생물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있어,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해 없어지게 된다는 학설이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나온 전 세계 건각(健脚)들을 보면서 이 학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됐다. 놀랄 정도였다. 종목별 선수들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몸 상태를 갖고 있었으며, 인체의 신비로움까지 관객들에게 안겨줬다. 단거리 선수의 몸과 장거리 선수의 몸은 신체 근육 자체가 180도 달랐으며, 높이뛰기 선수는 사슴이나 고라니를 연상시켰다. 멀리뛰기 선수는 마치 타조 같았다. 원반, 포환, 해머, 창던지기 선수들은 코뿔소나 멧돼지, 불곰 등을 떠올릴 정도로 큰 체격에 단단하게 다져진 몸을 자랑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이런 육상선수들의 황금의 몸이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관중들뿐 아니라 TV를 통해 육상선수들의 특급 몸매를 지켜본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들의 몸을 구석구석 탐구해 보자.

◆단련 근육에 따라 몸 달라져

100m 단거리 선수들의 몸은 대체로 비슷하다. 보디빌더를 연상케 할 정도의 탄탄한 근육에 탄력적인 몸을 자랑한다. 장거리 선수들은 대체로 군살 하나 없는 몸인데, 어떻게 저 몸으로 달릴까 싶을 정도로 가냘픈 몸을 가진 이들이 더 많았다. 의학적으로 보면 이런 설명이 가능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스포츠의학 전공) 최창혁 교수는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볼 수 있듯 각 종목별 엘리트 육상선수들의 경우 인체 자체가 그 운동에 가장 적합한 모양으로 변하게 된다"며 "종목별로 인체구조가 돌연변이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영남대 의예과 해부학 전공 성언기 교수는 어떤 근육을 많이 쓰고, 그 근육이 얼마나 발달하느냐에 따라 육상선수들의 종목별 신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단거리 스프린터의 경우 종아리를 보면 밖으로 보이는 볼록한 두 개의 근육이 최대로 발달할 수밖에 없으며, 장거리는 선수는 바깥 근육보다는 바깥 근육과 연결된 안쪽 근육이 발달해 겉으로는 근육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바깥 근육은 폭발적인 힘을 내지만 쉽게 뭉치고 피로해지는 근육인 반면 안쪽 근육은 지구력이나 지속력과 관계돼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단거리 선수와 장거리 선수를 보면 이런 의학적 설명에서 벗어나 예외적인 근육을 가진 이들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남대 체육학부 정혁 교수 역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보았던 육상스타들의 몸을 잘 살펴보면 스포츠 생리학적으로 각 종목간 차이점이 극명하게 나타난다"며 "상식적인 판단으로도 특정 선수의 활성화된 근육을 보면 그 선수의 운동 종목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람 탱탱 VS 빼빼 늘씬의 예술적인 몸매

선수들의 몸매는 바로 그 선수가 어떤 종목 선수인지를 말해준다. 도약경기, 투척경기, 단거리, 장거리 선수 등은 몸매가 한눈에 드러난다.

이번 대구 육상대회 최고의 미녀로 불리는 '바비인형' 다르야 클리시나(러시아)는 미모뿐 아니라 9등신에 육박하는 날씬한 몸매와 181㎝에 이르는 큰 키 때문에 대구스타디움에 모인 팬들과 언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선수처럼 도약선수들에게는 큰 키와 늘씬한 몸매는 필수적이다. 신체 중심이 높고 공중에 오래 뜨는 데 유리하기 때문. 높이뛰기 역시 통상 본인의 키보다 40㎝ 정도 높은 지점까지 뛰기 때문에 키는 커야 하고 몸무게는 가벼워야 한다.

단거리 선수의 대표주자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카멜리타 지터(미국) 선수는 그야말로 근육질의 남녀 대표선수다. 이 근육질은 빨리 뛰는 속근(速筋)에 해당한다. 근육 부피도 크고 반응 속도도 빠르지만 짧은 시간밖에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장거리 선수들의 근육은 얇다. 장거리 10,000m 남녀 금메달의 주인공인 이브라힘 제일란(에티오피아)과 체루이요트(케냐)는 말랐지만 속근육은 꽉 차 있다. 장거리 선수들에게는 이른바 속근육인 지근(遲筋)이 중요하다. 지근은 반응속도가 속근에 비해 느리지만 사용시간이 길다. 이와 더불어 장거리 선수는 오래 뛰어야 하기 때문에 신장이 작고 가볍다. 장시간 근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체중이 가벼울수록 힘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

투척 선수는 척 봐도 알 수 있다. 체격이 우람하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포환던지기 3연패를 달성한 밸러리 애덤스(뉴질랜드) 역시 순간 폭발적인 힘을 쓰기 때문에 단거리 선수보다 속근이 더 발달돼 있다.

◆육상을 배워라, '몸짱 된다'

이번 대구 육상대회는 여러 가지 즐거움을 선사했다. 세계적인 육상선수들의 치열한 경쟁뿐 아니라 이들의 몸을 구경하는 신선한 기쁨도 있었다. 종목의 특성에 따라 투척이나 장거리 선수는 육중하거나 왜소했지만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고, 쭉쭉빵빵 늘씬한 8등신 선수들은 하나같이 미남미녀들이라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했다.

군살 하나 없는 균형 잡힌 몸매와 몸 전체 근육에서 갈라져야 할 곳이 확실히 갈라진데다 빨래판 복근. 그리고 인형이나 조각 같은 얼굴까지 겸비한 육상 선수들은 보기만 해도 즐거웠다. 언론은 선수들의 실력만큼이나 외모를 놓고도 취재 경쟁을 벌였다.

영국 셰필드대학 등 전 세계 여러 연구기관은 '인간은 생존에 가장 적합한 외모를 갖춘 상대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육상은 달리고, 뛰고, 넘는 모든 종목이 바로 원시상태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한 행위에서 착안된 것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이런 행위능력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수행하는 사람들을 모아 놓은 곳이니까, 미남미녀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육상 선수는 과학기술이 첨단으로 발달한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자고 있던 원시적 본능을 자극한다.

체육학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육상은 다른 구기종목에 비해 올바른 인격형성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육상은 근본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겸손하고 성실해질 수밖에 없다. 또 훈련을 통해 다져진 실력으로 공정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같은 동료에 대한 존경과 동료의식도 체득하게 된다. 대구에서 펼쳐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지켜본 이들이여! 미남미녀가 되고 싶다면 뛰고, 넘고, 달리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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