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상식의 역사

상식의 역사/소피아 로젠펠드 지음/정명진 옮김/부글 펴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 정치에서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있다. 좌파뿐만 아니라 우파까지도 포플리즘에 기대려는 경향을 보인다.

책 '상식의 역사'는 "이런 점은 이상할 게 없다. 포퓰리즘은 정치이론이 아니라 설득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상식'이란 애초에 대중을 동원하기 위한 무엇이었고, 이것이 오늘날의 '포퓰리즘'의 출발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와 관련한 영역에서 상식이란 대중을 향한 설득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상식으로 위장된 편견과 포퓰리즘의 역사를 파헤친다. 영국 명예혁명 시기로부터 시작해, 프랑스 계몽운동을 거쳐 현대의 포퓰리즘까지 350년에 걸쳐 상식이 정치, 사회, 문화에 미친 영향을 망라하고 있다.

'17세기 영국 보수주의 철학자들은 회의주의와 무신론을 타파하기 위해 상식을 동원했다. 유럽의 진보주의 철학자들은 당대 현상 타파를 위해 상식을 들고 나왔고, 토머스 페인을 비롯한 미국의 급진적 사상가들은 상식을 외쳐 미국 혁명에 불을 질렀다. 프랑스에서는 혁명에 반대하는 세력이 상식을 무기로 혁명을 공격했다.'

보수든 진보든, 우파든 좌파든 반대편을 공격하는 무기로 상식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은 기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급진주의자들은 현재의 정치질서를 뒤엎기 위해 상식을 외쳤다.

책은 여러 학자의 발언을 인용해 '상식이란 사람이 자신의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 행동을 심판할 때 적용하는 규율이며, 인정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이성'이라고 말하고, '상식이라는 것에 당연하거나 불가피한 것은 없으며, 교육을 통한 주입과 익숙함이 있을 뿐'이라고 덧붙인다.

424쪽, 1만7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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