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하면 활과 더불어 용문사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용문사는 예천읍에서 북쪽으로 15㎞ 떨어진 용문면 내지리 북쪽 소백산 기슭 해발 782m의 용문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절 입구에 이르러 은은히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와 청아한 목탁 소리는 세파의 번뇌를 잊게 한다. 국내 유일의 윤장대(輪藏臺)를 비롯해 보물만 4점을 간직하고 있는 문화재의 보고(寶庫)다.
◆소백산의 숨은 보배 천년고찰
천년고찰 용문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의 말사로 신라 경문왕 10년(870년)에 두운대사가 창건한 후 고려 태종 때 중건했고, 이어 의종 19년(1165년)에 대대적인 중창불사를 통해 93칸 대찰을 이뤘다.
용문사에는 세 가지 기이한 스토리가 전해지고 있다. 두운대사가 절을 짓기 위해 이곳에 이르렀을 때 바위에서 홀연히 용이 나와 영접했다고 한다.
고려 태조 왕건이 삼국통일의 큰 뜻을 품고 두운대사를 방문하기 위해 산 입구에 다다르자 갑자기 산 정상의 바위에서 쌍용이 나타나 길을 안내해 산 이름을 용문산이라고 짓고 사찰을 용문사라 했다는 것.
또 절을 지을 때 나무 둥지 밑에서 16냥이나 되는 은병이 출토돼 공사비에 충당했다고 하며, 명종 원년(1170년)에는 도량의 남쪽 9층 석탑에 사리를 봉안했는데 이때 오색 구름이 소반을 에워쌌다고 한다.
◆국내 유일의 윤장대
용문사는 윤장대(보물 제684호)와 맞배지붕의 균형미를 자랑하는 대장전(보물 제145호), 조선 세조가 절의 잡역을 면제해 주기 위해 내린 교지(보물 제729호), 국내 최고의 목불좌상 및 목각탱화(보물 제989호), 임진왜란 때 승병 지원을 위해 사용된 호국의 도량자운루(문화재자료 제169호) 등 325점의 문화유산을 소유하고 있다.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2년)에 자엄 스님이 대장전을 지으면서 안치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중생을 위해 돌리는 것만으로도 경전을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전식 불경 보관대'를 양쪽에 1개씩 2개를 만든 것.
높이 4.2m, 둘레 3.3m의 팔각정 모양으로 마루 속에 세운 아랫부분은 팽이처럼 생겼고 손잡이가 달려 있다. 특히 섬세히 조각된 연꽃 문양은 고려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84년 용문사에 대형화재가 발생, 사찰 대부분이 전소됐을 때도 윤장대를 보관하고 있는 대장전 건물은 불에 타지 않았다. 대장전 법당 기둥 위에 조각된 용, 붕어, 연꽃, 귀면 등이 물을 상징하는 부적 역할을 해 화마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사찰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이들 문화유산들이 노후돼 온전한 보존을 위해 문화재 당국은 지난 1980년 국내 유일의 윤장대를 보물로 지정한 뒤 일반인들에 공개를 꺼려 불자들과 관광객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1년 두 차례 공개되는 윤장대
1998년 주지로 부임한 청안 스님이 대대적인 불사에 나서면서 그 옛날 번성했던 용문사의 위상을 되찾기 시작했다.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윤장대를 매년 음력 3월 3일과 9월 9일 두 차례 일반인에게 공개하자 이를 보기 위해 많은 신도들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것. 윤장대를 돌리면 공부하는 사람들은 과거(시험)에 급제(합격)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이는 병이 나으며, 박복한 사람들은 복을 받는다는 전설 때문이다.
주지 청안 스님은 "윤장대는 한 번 돌리면 1만 번의 다라니경을 읽은 공덕을 쌓게 되며 복을 빌고 소원을 빌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영험함을 지니고 있다"며 "남은 인생 부처님의 불법을 전파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안 스님은 또 국내 유일의 회전식 불경 보관대인 윤장대를 국보로 승격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예천군 이재완 학예연구사는 "윤장대 문살에 그려진 연꽃무늬가 지난 1960년대 보물로 지정된 후 원형과 다르게 보수된 부분이 있어 현재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가볼 만한 곳
예천군 용궁면 소재지에서 승용차로 10분 정도 가면 강물에 둘러싸여 항아리처럼 생긴 '회룡포 마을'이 나들이객을 유혹한다. 태극 모양으로 마을을 에워싼 내성천 백사장은 눈이 시리도록 깨끗하다. 인근에 이 시대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과 봉수대, 장안사, 등산로 등이 있어 삼림욕 및 가족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도청 이전 예정지인 호명면에 있는 '선봉대'는 내성천 명사십리와 소나무숲이 장관이다. 선봉대 아래로 흐르는 맑은 내성천과 주변의 기암절벽이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예천읍에서 영주방면으로 28번 국도를 타고 7㎞쯤 가다가 풍기방면으로 20분 정도 더 가면 세금 내는 소나무로 유명한 '석송령'(천연기념물 294호)이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수령 600년 된 석송령은 높이 10m, 둘레지름 4.2m, 너비 30m로 예천의 상징물로 꼽힌다. 인근에 예천온천, 천문우주센터, 충효테마공원, 곤충연구소 등이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다양한 먹을거리
예천군 용궁면 소재지에는 특별한 순대집 5곳이 있다. 웬만한 순대는 소창이나 대창을 사용하지만 용궁순대는 '돼지 막창'을 쓴다. 2배 이상 차이 나는 가격이지만 살이 도톰하고 쫄깃해 순대의 씹히는 식감을 위해 막창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매콤달콤한 오징어불고기, 닭발구이, 막창구이를 순대국밥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다. 용궁순대:054-655-4554, 박달식당:054-652-0522, 단골식당:054-653-6126.
예천군청 앞에서 왼쪽으로 2~3분 정도 걸어가면 독특한 복어 불고기 요리집인 한국관 복어집이 있다. 철판위에 육수를 붓고 미나리, 부추, 쑥갓 등을 얹어 참기름을 뿌려가며 포를 떠서 양념을 한 황복을 굽는다. 살짝 익힌 복불고기를 야채에 싸서 먹으면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다. 한국관:054-654-3369.
예천'권오석기자
##여행 톡! 톡!-호주 모턴 섬 물고기들의 천국 '모험의 제 맛'!
▷활동적인 여행 즐기기
여행을 역동적으로 즐기려면 모험을 해야 한다. 호주 퀸즐랜드 주에 위치한 모턴 섬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모래섬으로, 새하얀 모래사막과 환상적인 느낌의 쪽빛 바다의 섬안에는 에코 투어리즘으로 유명한 탕갈루마 리조트가 있다. 탕갈루마에서는 '물고기가 모이는 장소'라는 의미처럼 매일 찾아오는 야생 돌고래와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다.
탕갈루마 리조트의 백미는 여러 가지 활동적인 체험을 즐기는 것이다. 흔히 ATV라고 불리는 사륜구동 미니 바이크인 쿼드 바이크를 타고 약 50분간 리조트 일대의 아름다운 비치와 구불구불한 모래 언덕을 내달려 산 정상에서 보는 바다의 아름다움은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다. 또한 사륜구동 자동차로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듯 구불구불한 산길을 질주하면서 황량하게 펼쳐진 모래사막에 도착, 사막에서 즐기는 샌드보딩에 도전해보자.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한편 탕갈루마 리조트는 브리즈번에서 페리를 타고 약 75분 후면 도착하게 된다.
서영학 고나우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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