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75) 교보생명 대구 KGA - 일송복어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차라리 한기를 느낄 정도다. 뜨거웠던 태양은 저만치 물러나고 한낮의 햇살도 정겹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식욕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동안 갈무리해뒀던 음식 본능을 꺼내보자.

그 중에서도 복어 요리는 깔끔하고 담백한 식성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복어는 11~2월 사이에 가장 맛이 좋다. 하지만 요즘은 냉동처리 덕분에 사계절 그 맛이 살아 있다. 복어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시력을 회복시키며 빈혈에 효과적인 타우린이 포함된 영양적 가치가 뛰어난 어류다. 지방 함량은 1%가 채 안 돼 맛 또한 담백하다. 교보생명 대구 KGA㈜(대표 김명호) 직원들은 회식자리가 있을 때마다 영양가 높고 담백한 맛을 찾아 '일송복어'에 들른다. 일송복어(대표 최우태)는 그들에게 허물없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공간이요, 화합의 장소다.

#1인분 1만3천원 저렴한 가격

'일송복어'에 가면 신선한 복어요리에 놀라고 저렴한 가격에 두 번 놀란다. 특히 손님들이 많이 찾는 풀코스 요리가 인기다. 복어죽'복껍질'복수육'복튀김'복불고기'복어탕 등 6가지 요리가 차례로 나온다. 다양한 복어요리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격은 1인분에 1만3천원으로 싼 편이다.

먼저 고소한 맛의 복어죽이 입맛을 돋운다. 복어죽은 육수에 쌀과 다진 복어, 잘게 썬 당근'통깨 등을 넣어 만든 뒤 참기름을 살짝 뿌려 쫀득쫀득한 맛이 입에 감치는 영양식이다.

잘근잘근 씹히는 복껍질과 신선한 복어로 만든 수육은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제격이다. 복껍질은 그 자체가 연하고 새콤달콤하다. 교보생명 대구 KGA 김명호 대표는 "이 집 복요리는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다"며 "주인이 직접 복어를 손질해 내놓기 때문에 안심하고 즐긴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20년 경력의 일송복어 최우태 대표는 일찍이 국가기능공인 복어조리자격증을 취득해 손님들이 믿고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국가조리자격증 20년 경력 대표

복어 수육은 손님들이 먹기 좋게 손질해 내놓는다. 몸통이 크고 육질이 부드러운 자연산 복어로 만들기 때문에 맛 자체가 담백하다. 복불고기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콩나물, 미나리, 팽이버섯 등을 듬뿍 얹어 내놓아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다. 배동식 이사는 "사용한 수저는 반드시 삶고 식기는 세 번이나 세척할 정도로 위생이 철저하다"며 "주인 인심 또한 넉넉해 푸짐하게 내놓는 음식에 또 한 번 놀란다"고 치켜세웠다.

복어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풀코스 요리의 대미를 장식한다. 한달헌 씨는 "술 마신 후 속을 풀기 위해 주로 복어탕을 즐긴다"며 "집이 근처라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한다"고 너스레를 늘어놨다.

여성과 어린아이들 입맛에 맞는 복튀김도 인기몰이 중이다. 김순선(여) 씨는 "아삭아삭 씹히며 입에 착착 감치는 맛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튀김 비법은 얼음물'맥주 사용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육수에 있다. 복어요리에 쓸 육수를 따로 만든다는 것. 최 대표는 "다시마, 무, 파, 멸치 등을 약한 불에서 서서히 우려낸 뒤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을 넣어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마산에서 복어식당을 경영한 어머니로부터 요리법을 배운 게 육수를 따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주차공간도 넉넉하다. 식당 앞에는 1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이 있다. 주차료는 1시간에 800원이며 일송복어에서 1시간 무료주차료를 지불한다. 오후 8시 이후엔 무료이다. 복어탕(지리) 7천원, 복껍질 1만2천원, 복불고기 9천원, 복수육 대(大) 2만5천원'소(小) 2만원, 복어찜 대(大) 2만5천원'소(小) 2만원, 복튀김 대(大) 2만원'소(小) 1만5천원. 예약문의 053)641-8988.

#추천 메뉴-복튀김

일송복어의 복 요리 중 빼놓지 않고 맛봐야 할 메뉴가 복튀김이다.

노르스름하게 튀겨낸 복튀김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당기게 한다. 바삭거리며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맛은 입안 가득 깊은 여운을 남긴다. 복튀김 특유의 고소한 맛 때문에 애주가들의 술안주뿐만 아니라 특히 어린아이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 외식 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고소한 튀김 맛을 잊지 못해 찾는다고 한다. 너무 맛있어 뜨거운 튀김을 단박에 먹다보면 자칫 입을 데일까(?) 조심해야 한다.

최우태 대표는 "얼음물에 튀김가루를 적당량 섞은 후 180℃에서 튀겨낸다"며 "얼음물에 소량의 맥주를 첨가하면 담백한 맛까지 낼 수 있다"며 며느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비법(?)을 귀띔했다.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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