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시민운동가들의 맞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출신인 박원순 변호사가 범 야권의 유력 후보로 떠오른데 이어 경실련 등에서 활동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범 여권 후보라면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전 법제처장은 15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주호영 의원과 만나 여러 얘기를 나눴고, 고민 끝에 범여권 후보라면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 같은 뜻을 홍준표 대표에게 즉각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시 행정은 정치와 전문성이 필요한 곳으로, 현재 범야권의 단일화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범여권, 중도시민우파 사회의 단일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그런 구도가 된다면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범여권 후보라면 결단할 수도 있다"면서도 "한나라당에 들어가 경선을 하는 것은 한나라당도 죽고 나도 죽는 길"이라고 말해 한나라당 입당 후 경선 방안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전 처장이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시민운동 대표주자 간의 정면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 전 처장이 범여권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하든가 아니면 한나라당이 범여권 단일화 작업에 동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 전 법제처장은 당내 유력 후보로 거의 확정적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벽을 넘어야 한다. 나 최고위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와 맞설 수 있는 여권의 유일 후보로 꼽혀 왔기 때문이다.
한편 이 전 처장과 박 변호사는 모두 변호사로서 시민운동권에서 입지를 다져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사회 시민운동을 이끈 '시민운동계의 맞수'다. 이 전 처장은 1994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박 변호사는 1995년 참여연대에서 각각 둥지를 틀었다. 경실련과 참여연대가 한국 시민단체를 상징하는 '양대 축'이지만, 활동 반경'방식을 달리해온 것처럼 두 사람도 다른 궤적을 그려왔다.
검정고시 출신인 이 전 처장은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 행정고시(23회)와 사법고시(27회)에 합격했다. 전북 정읍 태생인 그는 지난해 법제처장에서 물러난 이후 현재 법무법인 서울 대표 변호사로 있다.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인 박 변호사는 1975년 서울대 법대 1학년 재학 시절 투옥 제적된 후 단국대 사학과로 적을 옮겼고 사법고시(22회)에 합격, 대구지검 검사로 1년여 근무하다 옷을 벗고 인권변호사로 변신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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