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정태의 중국책읽기] "중국은 일본에 전쟁배상금 청구하라"

李正堂 이쩡탕, 『中國人關注的話題: 戰爭索賠'중국인이 관심을 가지는 화제: 전쟁배상청구』(北京: 新華出版社, 1999)

일본이 문제다. 국가도 개인처럼 염치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은 다른 모양이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신임 일본총리는 첫 인사부터 시비조이다. 자기네 땅 독도와 조어도 그리고 쿠릴 열도를 주변국이 침범한다고 역정을 낸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동아시아를 짓밟은 세월을 벌써 잊었는가? 전범국 일본의 오늘이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이웃 잘 만난 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또 다른 전범국 독일이 얼마나 모질고 혹독하게 책임 추궁을 당했는지 기억해야 한다. 당시 스탈린은 패전한 독일에게 배상금 100억달러를 요구하고 400만 독일 남자들을 소련으로 끌고 가 노역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일본도 스탈린식으로 단죄했으면 지금쯤 동아시아지역도 유럽연합(EU)처럼 하나의 지역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어울려 살고 있을 게다. 만약 이 사실을 일본이 모른다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중국들이 과거의 빚을 청산하려고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복수는 백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는 중국인들, 몰염치한 일본을 그냥 둘리 없다. 이쩡탕의 '중국인이 관심을 가지는 화제: 전쟁배상청구'(베이징: 신화출판사, 1999)를 보면 요지는 간단하다. 마오쩌둥의 중국 정부가 포기한 전쟁배상금을 중국인민이 청구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더 이상 일본정치인들의 입에 발린 사죄 말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손해를 입힌 만큼 정확하게 보상하는 것이 과거를 사죄하는 적절한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금액도 계산하고 있다. 일본 패전 후 장개석 정부가 산출한 대일배상금의 규모가 당시 회계로 재산상의 손실만 350억달러라 한다. 여기에는 340여 만 군인과 폭격에 희생된 700여 만 민간인의 재산상 손실과 생명가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일본이 기억해야 할 것은 아직도 희생자의 유족들뿐만 아니라 피해당사자도 상당수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대만문제 때문에 포기한 국가배상청구와는 별도로 개인적 차원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희생자의 수와 시간이 고려된 천문학적인 보상 액수는 차치하더라도 일본열도 전체가 국제여론의 융단 포격을 맞게 될 것이다. 재판과정에서는 일본의 숨겨진 죄상과 악행들이 속속들이 드러날 것이다. 그 다음은 대한민국과 동남아제국의 차례가 될 것이다. 결국 일본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모든 국가들로부터 멀어져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것이다. 그런 일본이 지금 이웃의 땅을 탐하는데 정신을 팔고 있을 여유가 있는가?

(이정태'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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