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격 인터뷰] 서구청장 공천 열쇠 쥔 홍사덕 의원

"총선 출마 발판 삼는 사람은 공천 곤란"

서중현 청장이 14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대구 서구에 10'26 보궐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 벌써부터 6, 7명의 후보 이름이 오르내지만 승부를 가를 수도 있는 한나라당 공천의 키를 잡고 있는 것은 홍사덕 의원이다.

이번 보선 결과는 내년 총선과 불과 5개월여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데다 신공항 무산 이후 크게 흔들린 대구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대구시와의 당정협의차 15일 대구에 온 홍 의원은 이날 오후 서구지역 시의원과 서구의원, 17개 협의회장단, 운영위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서 소집, 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직접 청취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서중현 전 청장에 대한 입조심을 당부했다. 욕하거나 나쁘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서 전 청장과는 오랜 인연이 있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맞붙을 수도 있는 서 전 청장의 갑작스런 사퇴와 보궐선거 원인 제공에 대해 비난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후보 공천은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결정한다. 그러나 공천은 홍 의원이 맡고 있는 당협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서구청장 공천 기준에 대해 홍 의원은 "며칠 더 종합적으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서 전 청장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지 불과 15개월여 만에 중도 하차한 것에 대한 서구 주민들의 비판 여론 등을 감안, 정치적 입지나 총선 출마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사람이나 서구 사정을 잘 모르는 낙하산 공천은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서구가 대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인 만큼 서구에 대한 발전 비전을 (자신과) 공유하는 후보였으면 좋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홍 의원의 이 같은 말에는 내년 4'11 총선에 재출마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래서 홍 의원에게 내년 출마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직접 물었다.

"서구의 교육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도시철도 등 어려운 일들을 풀어야 하고 아직 (내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총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홍 의원은 국회의장직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국회의장을 맡아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도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지역에서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결점을 지적하는 사람은 많지만 6선(11'12'14'15'16'18대) 의원인 홍 의원이 내년 총선 도전에 성공하면 7선으로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가 된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2선 후퇴 후 대선 역할론'에 대해 "국회에서 박 전 대표의 대권도전을 도울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서구 이외에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불출마설을 일축했다.

'안철수 바람' 이후 흔들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그는 친박계 핵심 원로 중의 한 사람이다.

"(박 전 대표는) 예정된 스케줄대로 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의 안철수 현상과 관련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안 교수는 민주당이나 야당후보로 나올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어서 양자대결 구도의 여론조사는 사실 재미삼아 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의 정국을 계기로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원래 (박 전 대표는) 대선 스케줄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속도감을 높일 예정이었다. 그것을 바꾸거나 가속화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예정대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대선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간단하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가 추구하는 가치와 내세운 깃발이 박 전 대표의 그것과 부합된다면 흔쾌한 마음으로 도울 것이고, 어긋난다면 돕는다 하더라도 흔쾌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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