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우 쾌유를 빌며…" 기타 치며 노래 선물하는 '파란눈 교수'

'영남대병원 로비음악회' 연 스티븐 트로스트 영남대 교수

14일 영남대병원에서 열린
14일 영남대병원에서 열린 '로비 음악회'에서 영남대 외국어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인 스티븐 트로스트 씨가 기타 연주와 함께 감미로운 팝송을 들려주고 있다.

14일 낮 12시 영남대병원 1층 로비. 기타반주에 맞춰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고향으로 데려다주오)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영화 '맘마미아' 삽입곡으로 귀에 익숙한 아바의 곡 'I Have a Dream'(난 꿈이 있어요)은 병원 분위기를 감미롭게 바꾸었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양희은의 '아침이슬' 등 한국 대중가요 라이브 공연도 이어져 병원을 오가는 환자와 가족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감미로운 기타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려준 주인공은 스티븐 트로스트(Steven M. Trost'54) 씨. 스티븐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영남대 외국어교육원 교수로 있으면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양영어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미국 일리노이대 문과대학을 졸업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어교육법(Teaching of ESL) 석사를 마쳤다. 또한 일리노이대와 연세대, 한동국제대, 루더(Luther)대 등지에서 강사로 활동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스티븐 교수는 '기타 & 보이스'(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 첫 무대를 가졌다. 1960, 70년대 팝송과 더불어 국내 애창가요 등 10여 곡을 열창,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 특히 그는 기타 연주와 함께 휘파람을 불며 곡을 소화하기도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10여 년 역사를 가진 '영남대병원 고객사랑 로비음악회'에 외국인이 여는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 교수는 몇 차례 병원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병원이 주최한 로비 음악회를 접했다. 그는 "환자를 위한 병원의 배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기타 반주를 곁들인 노래로 병원을 이용하는 환우와 고객들에게 작으나마 정기적으로 봉사하고 싶다"는 뜻을 병원 측에 전해왔다. 이에 따라 14일 음악회를 계기로 앞으로도 '스티븐과 함께하는 기타 & 보이스' 공연은 매월 한 차례 둘째 주 수요일 환우와 보호자, 교직원, 일반고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2000년 시작한'고객사랑 로비음악회'에는 수많은 지역의 음악전공 학생, 연주단체가 병원로비에서 자원봉사를 해왔다. 현재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는 영남대 음대 출신 피아노 3중주 '제네스(Gen-X)'가, 매월 셋째 주 금요일에는 '웨이브 오브 오카리나 앙상블'이,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멜로스 하모니카 앙상블'이 정오 시간대를 이용해 약 30분간 음악연주를 펼치고 있다.

9월에는 이달 7일 피아노 3중주 공연을 필두로, 16일에는 오카리나 앙상블 연주가 열렸고, 30일에는 하모니카 앙상블이 각각 환우와 보호자, 교직원, 로비를 왕래하는 시민에게 아름다운 앙상블을 들려주게 된다.

이관호 병원장은 "환우와 보호자, 시민을 위해 자원봉사를 해주는 연주단체에 늘 감사드린다"며 "작은 규모지만 늘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로비 음악회에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관람하고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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