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저축銀, PF대출 못할 영세규모라 '안전'

저축은행 살생부가 18일 공개되면서 일부 저축은행에서 뱅크런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살생부에서 대구경북 저축은행의 이름은 없었다. 부산에 본사를 둔 토마토2저축은행 대구지점이 부실과 무관하게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불똥을 맞고 있을 뿐이다.

이 같은 현상은 대구경북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욕심을 부리지 않은, 욕심을 부릴 수 없는 구조'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정지의 소용돌이에 빠진 저축은행 대부분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등 무리한 대출로 부실을 불러왔지만 대구경북 저축은행은 PF대출에 나서지도 못할 정도의 소규모 업체였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대상에 오른 7곳 저축은행의 경우 업계 2, 3위의 토마토와 제일 등 거대 저축은행이 상당수였지만 대구경북 저축은행의 규모는 정반대다.

가장 규모가 큰 MS저축은행의 경우만 비교해도 우수 새마을금고 수준의 자산인 3천억원에 거래자수도 3만 명 수준. 특히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파랑새저축은행의 자산이 4천182억원인 것과 비교해도 규모가 작다.

영업정지를 받을 수 있는 경영개선명령도 BIS 비율이 1% 미만인 곳에 내려졌지만 대구경북에서 가장 BIS 비율이 낮은 곳은 유니온저축은행으로 6.58%였다. 이곳도 정상적인 수준의 BIS 비율을 유지했다. 심지어 대원상호저축은행의 경우 22.8%의 BIS 비율을 나타냈다.

BIS 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8% 이상을 통상 우량 은행으로 분류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자기자본비율도 다소 문제가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위험자산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깐깐한 심사를 했다는 것이긴 하지만 적극적 영업에 나서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원상호저축은행의 거래자 수는 2천 명 남짓에 불과하고 자산 규모도 730억원으로 영세한 수준. PF대출 등 부실대출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상판정을 받았지만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이 전날 영업정지 조치를 받으며 예금인출에 대한 우려가 컸던 토마토2저축은행은 19일 하루 대구지점 60억원을 포함해 450억원 이상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하루 평균 60억원 정도 인출 수준을 보였던 것에 비해 7배 이상 빠진 셈이다. 그러나 토마토2저축은행의 총 수신금액 1조5천억원의 2.6%에 지나지 않아 뱅크런이 진정세를 보인다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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