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산맥 끝자락에 살포시 몸을 기댄 전라남도 장성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북으로 백암산·입암산·방장산을 거느리고 동으로는 불태산, 서쪽으로 축령산을 품고 있어 예로부터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으로 이름이 높았다.
장성의 자랑거리인 백양사는 내장산과 더불어 남도 단풍여행의 1번지로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 장성에는 백양사 단풍 말고도 볼거리가 즐비하다. 요즘 장성 여행을 주도하는 키워드는 편백나무숲이다. 장성에는 국내 최대의 편백나무 조림지가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걷기 열풍이 불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편백나무숲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축령산 휴양림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을 경계 짓는 축령산(621m) 휴양림에는 삼림욕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편백나무숲이 자리 잡고 있다. 편백나무숲은 2010년 산림청으로부터 '치유의 숲'으로 선정된 이후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편백나무가 항균·진정·스트레스해소 등의 효능을 가진 피톤치드를 일반 나무보다 5배가량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현대의 병이라 불리는 아토피·천식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축령산 휴양림에는 143㏊에 이르는 편백나무숲뿐 아니라 삼나무 62㏊, 기타 수종 55㏊ 등 260㏊의 상록수림대가 조성되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축령산 휴양림이 한 사람의 노력과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숲을 일군 주인공은 독림가로 이름을 떨친 임종국 씨다. 임 씨는 숲이 미래의 자원임을 직감하고 1956년부터 1989년까지 34년 동안 나무를 심고 가꿔 축령산을 명품산으로 탈바꿈시켰다. 임 씨는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축령산에 푸른숲을 가꾸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고 한다. 자신의 전 재산을 조림사업에 투자한 것은 물론 가뭄 때는 직접 물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가 물을 주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는 것.
축령산 휴양림 주차장에 들어서면 병풍처럼 늘어선 울창한 편백나무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장엄한 규모와 모습에 보는 사람은 압도당한다. 숲에 들어서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편백나무를 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숲이 있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알싸한 편백나무 향기를 마시며 천천히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책로가 나타난다. 맑은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1.3㎞ 정도 오르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치유필드에 도착한다. 치유필드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삼림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자리가 부족할 지경이었다. 삼림욕은 빠르게 걷는 것보다 천천히 걸으며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축령산 휴양림 내에는 숲내음숲길(2.2㎞)·산소숲길(1.9㎞)·건강숲길(2.9㎞)·하늘숲길(2.7㎞) 등 크고 작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경사가 완만하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숲길을 걸으면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영화마을
편백나무 숲길은 영화마을인 금곡마을로 통한다. 치유필드에서 황톳길을 따라 2.8㎞ 정도 걸어 내려가면 금곡마을이다. 차로 가려면 주차장으로 돌아와 금곡영화마을 이정표를 보고 10여 분 달리면 된다. 축령산 아래 자리한 금곡마을은 전형적인 오지마을이었다. 그러다 1994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태백산맥'을 시작으로 영화 '내 마음의 풍금''침향''만남의 광장', 드라마 '왕초''전선에서 온 편지'의 촬영 무대가 되면서 관광지로 부상했다. 금곡마을의 첫인상은 정겹다. 1950~60년대 때묻지 않은 농촌마을의 전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당산나무가 객들을 반기고 그 뒤로 구불구불 이어진 마을길 따라 집들이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은 연자방아는 추억 속 고향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홍길동 테마파크
장성은 홍길동의 생가터가 발견된 홍길동의 고장이다. 축령산 휴양림에 가기 전 축령산 조림지 이정표를 따라가면 홍길동 생가가 있는 홍길동 테마파크가 나온다. 고증과 학술발표회를 통해 장성 출신의 실존인물로 거듭 태어난 홍길동을 기리기 위해 장성군이 조성한 곳이다. 23만㎡ 규모의 홍길동 테마파크에는 복원한 홍길동 생가를 비롯해 홍길동전시관·청소년야영장·홍길동 산채체험장·광장분수대·청백당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홍길동전시관에는 생가터에서 출토된 유물과 홍길동 관련 책자·입체 영상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야영장은 취사장'샤워장·공연장 등의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과 야영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청백당은 안채·사랑채·별당·초당·행랑채 등을 갖추고 있는 한옥체험관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99칸 건물을 홍길동 테마파크에 복원해 고풍스러운 숙박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한여름 휴가철을 제외한 비수기 하룻밤 숙박료는 방 크기와 내부 시설에 따라 4만~15만원으로 다양하다.
글·사진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TIP: 축령산 휴양림 인근에는 편의시설이 거의 없다. 주차장 입구에 국수와 라면을 판매하는 간이음식점이 한 곳 있을 뿐이다. 도시락과 마실 물은 집에서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또 편백나무숲에서 삼림욕을 제대로 즐기려면 돗자리 준비도 필수다. 대구에서 가는 길은 88고속도로~서장성IC~서삼 방면~고창·북일 방면~고창·모암리 방면~축령산 휴양림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한 뒤 모암교를 지나 모암저수지를 돌아가면 주차장이다.
★가볼만한 답사·트래킹·체험
▶테마 및 답사
-수원화성 & 용주사 & 융건릉 25일 당일코스 대구답사마당 604-1835
-삼천포 크루즈 유람선 & 고성 상족암 24일 당일코스 대구여행자클럽 427-1144
-고창 선운사 & 학원농장 24일 당일코스 대구여행촌 652-0779
-묵호 수산시장 & 추암 촛대바위 매주 금'토 출발 우방관광여행사 424-4000
▶트레킹
-지리산 둘레길 (1~5코스) 25일 당일코스 위크투어 070-7635-2362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증도' 매주 토'일 출발 참조은여행사 255-0533
-소매물도 및 등대섬 탐방 25일 당일코스 산정투어로드 256-0786
▶맛과 체험
-영천 포도따기 및 나만의 와인만들기 25일 당일코스 여행과 문화 761-1633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매일 출발 진짜 재미있는 여행 1544-0922
-블루원 워터파크 매일 출발 신동아관광 572-4000
▶해외여행
-홍콩 관광(에어텔 이용), 34만9천원∼ 2박4일 일정 고나우여행사 428-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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