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로벌 경제 내리막 시작된다"…기업 활로찾기 '비상'

IMF·삼성경제硏 잇단 경고…내년 사업계획 수정 등 대책 부심

국제통화기금(IMF)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금융에 경고등을 켰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에도 미치지 못하는 3.6%로 전망하는 등 글로벌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감이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기업들은 벌써부터 내년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

21일 IMF가 공개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국가부채 우려가 은행으로 전이돼 상당수 은행들의 차입 금리가 올라갔고 은행의 시장가치도 떨어졌다"며 "지난해 이후 유로지역 은행들의 신용위기 손실 추정액은 2천억유로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미국도 장기 재정 안정성 우려로 가계 부문 지출이 줄면서 경제 성장과 주택가격, 은행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국가위기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저금리 기조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높은 수익을 찾아 움직이는 헤지펀드 등으로 새로운 경제 충격이 덮치면 자산가치 하락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3.6%로 어둡게 전망했다.

이는 미국(1.3%), 유로존(0.8%), 일본(1.7%)에 비해 나은 수치지만 중국(8.4%)을 비롯한 전체 신흥국(5.6%)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거시정책은 중립적 기조를 유지하고 대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금융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강한 체질의 경제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기업들도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기경영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내년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정유와 통신 등 주력사업의 성장이 한계를 보이자 분사 등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SK는 내달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 부문을 분사할 계획이다. LG 역시 내년 해외시장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탄력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이럴 때일수록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대구경북 최대 제조기업인 포스코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정준양 회장은 최근 사내 방송 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경영환경을 강조하며 원가 절감 등에 더욱 노력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일에도 "유럽의 경제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 여건이 불투명하고 특히 원료 자급률이 낮은 철강사는 원료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럴수록 원가 절감, 새로운 기술과 조업운영 방안 개발 등을 통해 도약의 기회를 찾자"고 강조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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