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에서 회사 불끄는 기술, 대구서 만든다

지역 중소업체 4곳, 건물 전력 관리 시스템 개발

스마트폰을 이용해 건물 전체 전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대구 중소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개발 업체 직원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연하고 있는 모습.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스마트폰을 이용해 건물 전체 전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대구 중소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개발 업체 직원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연하고 있는 모습.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SEMP를 적용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빌디아, SEMP 제어 기기 및 앱 화면.
SEMP를 적용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빌디아, SEMP 제어 기기 및 앱 화면.

#1,사무실에 사람이 감지되면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가 적정 온도로 켜진다. 조명 또한 건물 내에 투과되는 일조량과 사람 동작에 따라 조절된다.

#2.출장 중인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아이폰을 들고 본사 건물의 전력 사용량을 체크한다. 그는 퇴근 시간 후 층별 사용량을 체크하고 불필요한 전원을 끈다.

대기업들이 열을 올려 개발 중인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의 모델이나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원격 제어를 통해 건물 전체 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대구 중소업체들의 손으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구 중소업체인 아이디정보시스템과 범일정보, 삼익THK, 오큐브 등 4개는 지난해 5월부터 BEMS 기술의 하나인 SEMP의 개발을 완료했다.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는 건물 에너지 제어 시스템 사업이며 SEMP(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Smart Energy Management Platform)는 스마트폰을 통해 전력 원격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

이들 업체들은 "스마트 폰 하나로 빌딩이나 사무실의 전력 사용을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은 당장 실용화가 가능하며 앱 개발도 끝난 상태"라며 "향후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달 15일 전국적으로 순환정전이 일어나 큰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시스템은 큰 호응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빌딩 내 에너지 관리 설비의 각종 정보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에너지 사용효율을 개선하는 BEMS시스템은 해외 첨단 기업은 물론 국내 대기업도 앞다퉈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등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

대구 중소 업체들은 '지역 SW 융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술 개발에 나섰고 지금까지 23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번에 개발된 SEMP는 ▷에너지 사용 실시간 감시 ▷생산 대비 에너지 효율 분석 ▷에너지 절감 방안 도출 및 실행 등 측정, 분석, 최적화 세 단계를 거친다.

또 필요 시 설비 제어를 통해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제거 할수 있다. 특히 SEMP는 웹포털과 모바일 앱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SEMP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아이디정보시스템 관계자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건물 내에서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5건의 특허 출원 및 등록을 통해 향후 확장 개발의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이미 SEMP는 6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그린빌딩 전체 에너지 사용현황을 모니터링 분석하는 원격검침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본 에너지기술연구원 측이 만족을 나타내면서 국내 대기업이 사업 제안을 하는 등 출시 전부터 SEMP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DIP 채종규 원장은 "SEMP는 이상 기후로 얼마든지 전력부하가 높아질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해답이 될 수 있다"며 "이달 15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와 같은 대규모 전력부하를 사전에 예방하고 변화하는 기후조건에 탄력적으로 대응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