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소진 셰프의 이탈리아 음식열전] 미식여행-(1)밀라노

파스타보다 리조또'육류 즐겨…고르곤졸라 치즈도 유명

어느 나라나 전통 음식이 있기 마련이지만, 세계에서 음식 문화의 역사가 깊은 것으로 유명한 세 나라는 한국'중국과 더불어 서양의 이탈리아를 손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식도락의 나라, 미식의 천국 이탈리아의 각 지방으로 미식여행(10회)을 떠나보려 한다.

 

이탈리아는 통일 국가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크고 작은 도시국가로 나누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도 각 지방마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전통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점은 음식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에 가면 이탈리아 음식이 없다'라고 할 만큼 각 지방마다 그 나름의 요리방식이 있는 것.

가장 먼저 미식여행을 떠날 곳은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롬바르디아(Lombardia)주에 있는 밀라노다. 롬바르디아는 일찌감치 산업이 발달해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에 속하며 이탈리아 상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 주의 대표 도시가 바로 세계 패션을 선도하는 패션의 본고장인 밀라노(Milano)다.

밀라노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기호에 맞게 선택하며, 가정에서도 다른 나라의 양념이나 요리 재료에 관심이 많아서 인도의 향신료나 태국의 생선소스, 한국과 일본의 참기름이나 간장 등을 사용하여 그들만의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별미로 즐길 정도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밀라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누오바 꾸치나'(Nuova cucina) 즉, 전통의 맛을 지키면서 세련되고 새로운 스타일의 '신이탈리아 음식' 연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탈리아 판 미슐렝 가이드인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젊고 패기 넘치는 셰프(chef)들이 '누오바 꾸치나'에 맞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인다. 한국의 구절판에 이탈리아 식재료를 적절히 사용한 전채요리를 새롭게 고안해내기도 하고, 이탈리아의 유명한 돼지다리 생 햄인 프로쉬우또(prosciutto)로 초밥을 만들어 이탈리아 스타일의 스시로 승화시키는 등 그들의 센스와 위트가 돋보인다.

롬바르디아 주는 남쪽에 펼쳐진 평야지대가 있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예로부터 농업과 낙농업 또한 잘 발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치즈나 우유, 버터와 같은 유제품과 육류, 쌀 등으로 이루어진 풍성한 식탁이 이 지역 음식의 특징이다.

밀라노 사람들은 면 요리인 파스타(pasta)보다는 이 지역에서 직접 생산 되는 쌀로 만드는 요리인 리조또(risotto)와 소와 돼지고기 등으로 만드는 다양한 육류요리를 즐긴다.

특히 피자에 토핑 되는 치즈로 유명한 고르곤졸라(gorgonzola)는 밀라노 동쪽 도시, 고르곤졸라 지방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20세기 초부터 꾸준히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건강에 좋은 푸른곰팡이 치즈의 일종인 고르곤졸라는 향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긴다. 그 밖에도 이탈리아 정통 디저트인 띠라미수(tiramisu) 에 빠질 수 없는 마스까르뽀네(mascarpone) 치즈 또한 이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밀라노에는 지역적 특징을 잘 살린 음식들이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전통 음식으로는 소 정강이를 뼈째로 고아 소뼈의 깊은 맛을 우려 낸 요리 오쏘부꼬 (ossobuco milanese)와 최고급 향신료인 샤프란과 버터, 치즈를 곁들인 밀라노식 리조또(risotto alla milanese)를 들 수 있다. 뼈째 자른 소고기를 얇게 빵가루를 묻혀 미디엄으로 익히는 소고기 커틀렛(cotolette alla milanese)도 유명하다.

별미 음식으로는 폴렌따(polenta)라는 옥수수가루를 묽게 쑤어서 고기를 넣은 소스에 곁들여 먹는 것이나, 부드러운 치즈 맛이 일품인 감자를 넣어 반죽한 이탈리아식 감자 수제비인 뇨끼(gnochi)가 있다.

빠빠베로 오너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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