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헌혈왕' 서보관 씨, 15년간 135회 헌혈봉사

혈액양 5만4천cc 넘어

135회라는 헌혈 봉사기록을 세우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구미시청 서보관 계장.
135회라는 헌혈 봉사기록을 세우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구미시청 서보관 계장.

"헌혈을 하면 공짜로 건강검진도 받고 좋았는데, 지금은 구미에 헌혈의 집이 없어져 아쉽습니다."

구미시청 내에서 헌혈왕으로 불리는 서보관(46'통신 6급) 정보통신담당관실 통합관제 계장.

서 계장은 15년 동안 헌혈봉사를 해왔으며, 장기와 골수기증 예약 등을 통해 이웃 환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는 주인공이다.

서 계장은 1996년 8월 구미 형곡성당을 찾은 적십자사 헌혈차량에서 처음으로 헌혈을 하면서 묘한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그동안 135회라는 헌혈 봉사 기록을 세웠다. 뽑힌 혈액 양만도 한번에 400㏄를 기준했을 때 5만4천㏄가 넘는다. 2006년에는 대한적십자사 대구혈액원으로부터 올해의 헌혈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한 달에 1, 2회 정도 구미 원평동의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을 해 왔지만, 2007년 5월 구미 헌혈의 집이 없어지면서 더 이상 정기적으로 헌혈봉사를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헌혈 인구 감소, 예산 부족 등으로 구미 헌혈의 집이 문을 닫은 것.

그래서 서 계장은 길을 가다가 헌혈 버스가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 헌혈을 한다. 그는 인터넷 헌혈 카페나 성당, 직장동료 등 헌혈증서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선뜻 내놓는다.

게다가 1999년에는 천주교 한마음 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을, 2000년엔 가톨릭의대에 부부가 함께 시신기증을 했으며, 2002년엔 적십자사혈액원에 조혈모세포(골수) 기증까지 해놓았다.

이런 봉사활동이 알려지면서 서 계장은 경북도 혁신공무원으로 선정돼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골수를 주고 싶어도 필요한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걸 보니 딱 들어맞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돈도 안 들고 시간도 많이 빼앗기지 않으면서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헌혈 봉사"라고 말했다.

서 계장은 또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다.

구미시청 마라톤클럽과 구미 마라톤클럽 회원인 그는 2000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풀코스 20여 회, 100㎞ 울트라 마라톤, 제주도 4연풀(매일 풀코스를 4일동안 달려 제주도를 일주하는 대회) 등을 뛰었다.

2001년 충주 국제마라톤대회 때 첫 풀코스에 도전해 4시간 40분에 골인했다. 2002년 춘천마라톤대회에선 3시간 51분으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 계장은 "헌혈은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생명을 나누는 기쁨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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