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을 하면 공짜로 건강검진도 받고 좋았는데, 지금은 구미에 헌혈의 집이 없어져 아쉽습니다."
구미시청 내에서 헌혈왕으로 불리는 서보관(46'통신 6급) 정보통신담당관실 통합관제 계장.
서 계장은 15년 동안 헌혈봉사를 해왔으며, 장기와 골수기증 예약 등을 통해 이웃 환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는 주인공이다.
서 계장은 1996년 8월 구미 형곡성당을 찾은 적십자사 헌혈차량에서 처음으로 헌혈을 하면서 묘한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그동안 135회라는 헌혈 봉사 기록을 세웠다. 뽑힌 혈액 양만도 한번에 400㏄를 기준했을 때 5만4천㏄가 넘는다. 2006년에는 대한적십자사 대구혈액원으로부터 올해의 헌혈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한 달에 1, 2회 정도 구미 원평동의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을 해 왔지만, 2007년 5월 구미 헌혈의 집이 없어지면서 더 이상 정기적으로 헌혈봉사를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헌혈 인구 감소, 예산 부족 등으로 구미 헌혈의 집이 문을 닫은 것.
그래서 서 계장은 길을 가다가 헌혈 버스가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 헌혈을 한다. 그는 인터넷 헌혈 카페나 성당, 직장동료 등 헌혈증서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선뜻 내놓는다.
게다가 1999년에는 천주교 한마음 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을, 2000년엔 가톨릭의대에 부부가 함께 시신기증을 했으며, 2002년엔 적십자사혈액원에 조혈모세포(골수) 기증까지 해놓았다.
이런 봉사활동이 알려지면서 서 계장은 경북도 혁신공무원으로 선정돼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골수를 주고 싶어도 필요한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걸 보니 딱 들어맞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돈도 안 들고 시간도 많이 빼앗기지 않으면서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헌혈 봉사"라고 말했다.
서 계장은 또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다.
구미시청 마라톤클럽과 구미 마라톤클럽 회원인 그는 2000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풀코스 20여 회, 100㎞ 울트라 마라톤, 제주도 4연풀(매일 풀코스를 4일동안 달려 제주도를 일주하는 대회) 등을 뛰었다.
2001년 충주 국제마라톤대회 때 첫 풀코스에 도전해 4시간 40분에 골인했다. 2002년 춘천마라톤대회에선 3시간 51분으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 계장은 "헌혈은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생명을 나누는 기쁨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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