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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편안한 임종 50년간 무료봉사…호스피스 도우미 탁영미 씨

"지금까지 꾸준히 봉사하면서 수많은 임종자가 삶을 마감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어요. 한 번뿐인 인생을 잘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과 감사함을 느꼈지요."

탁영미(68) 씨는 무려 50년간 임종 도우미 무료 봉사를 하는 숨은 천사이다. 젊은 시절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임종 도우미 봉사는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랑곳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1990년 초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정식으로 호스피스 1기 교육을 수료한 탁 씨는 현재 천주성삼병원, 칠곡가톨릭병원에서 주로 봉사를 한다. 그동안 그녀의 위로와 지극한 보살핌으로 편하게 임종한 분들이 수백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죽음을 맞는 모습도 다르다. 환한 얼굴로 가족들에게 축복을 빌고 편하게 눈을 감는 사람도 있고, 두려움과 고통으로 죽음을 맞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승에서 맺힌 것은 이승에서 풀고 가야 한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임종자 중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준 사람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를 가슴에 묻고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었지요. 그런 분들에게 험한 세상에 태어나 힘들게 사느라고 수고했다고 위로해 드리고, 마음을 열고 원한이나 마음에 맺힌 상처를 이승에서 다 풀고 용서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그녀의 따뜻한 위로와 정성 어린 기도에 대부분은 서로 용서하고 환한 얼굴로 편하게 눈을 감는다.

그녀는 임종 도우미 봉사로 여러 날 집을 비울 때 남편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한다. 자주 집을 비우는 아내를 위해 가끔씩 필요한 것을 병원으로 가져다주는 남편과 어머니의 봉사를 이해해주는 공무원인 두 아들, 약사로 근무하는 딸은 그녀의 든든한 후원자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편하게 여생을 보낼 수도 있지만 기꺼운 마음으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는 임종자가 편하게 눈 감을 수 있도록 위로와 기도를 아끼지 않는 그녀는 분명 아름다운 천사다.

글'사진 권동진시민기자 ptkdj@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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