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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사] "신문기사도 저작권 보호 대상"…장춘재 국가지재위 과장

"태블릿 PC를 두고 애플과 삼성이 벌이고 있는 치열한 소송전만 보더라도 지식재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신문기사도 모두 저작권 보호 대상이죠.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저희 위원회의 위상도 점점 높아질 겁니다."

장춘재(52)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성과'기반과장은 출범 한 달이 채 안된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지만 '준비된' 지식재산 전문가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면서도 일부러 문화체육관광부와 특허청을 찾아 저작권과 지식재산권에 대한 교육을 받았던 덕분이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공동위원장 김황식 국무총리'윤종용 삼성전자 고문)는 지식재산기본법에 근거해 설립된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지난달 28일 공식 출범했다. 국가 지식재산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제1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2012∼2016년)을 다음달쯤 내놓을 예정이다. 직원 대부분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등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다.

"내년이면 공직 생활이 30년인데 새로운 분야를 다시 시작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사회 변화를 이끈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지식기반산업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장 과장은 7급 공채 출신으로 고향, 예천군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공무원이었던 선친의 영향도 있었지만 넉넉하지 않은 형편 때문에 전액 장학금을 줬던 영남대 지역사회개발학과에 진학한 게 계기였다. 이후 1992년 공정거래위 대구사무소가 생기면서 국가직 공무원으로 옮겼고, 1997년부터 서울 본부에 몸담고 있다.

"공직 첫 10년 동안 소득증대'복지 등 베푸는 행정을 하다가 공정위에서 규제행정을 하게 되니까 당혹스러웠습니다. 조사를 나간 업체의 담당 직원이 해고됐다는 뒷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많이 아팠지요. 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철저히 조사했습니다. 덕분에 '밤길 조심하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허허허."

공정위 하도급기획과, 소비자과, 심판관리관실을 거치며 대기업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꼽히기도 했던 그는 후배들에게도 늘 공정한 조사를 강조한다. "기업으로부터 조사가 끝난 뒤 '모르던 사실을 깨우쳐줘 고맙다'는 인사를 듣도록 해야 합니다. 고발당한 업체 관계자가 '이번 경험이 수업료가 됐다'는 말을 할 때면 제대로 일한 것 같아 가슴 뿌듯하죠."

그는 예천초교'예천중'예천 대창고를 졸업했다. 예천군청 근무 시절,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까지 왕복하면서도 경북대 행정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정도의 학구파이기도 하다. "일반 공무원이 되지 않았으면 선생님이 됐을 겁니다. 지금도 공직을 은퇴한 뒤에 아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치는 작은 서당을 열겠다는 게 제 작은 꿈입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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