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즌아웃 배영섭 "신인왕 아직 희망은 있다"

부상으로 정규 시즌 마감, 신인왕 문턱 '최대의 적'

21일 부상으로 올 시즌을 마감한 삼성 라이온즈 톱타자 배영섭(사진)은 신인왕이 될 수 없나? 규정타석 미달이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그는 프로야구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신인왕이 될 수 있다. 선례도 있어 신인왕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배영섭은 이날 대구 두산전에서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김승회의 공에 왼 손등을 맞고 쓰러졌다. 한동안 고통 탓에 일어나지 못하던 배영섭은 결국 대주자 이영욱과 교체됐고 병원에서 왼 손등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4주간 깁스를 해야 하며 이후 재활에 나서야 한다. 정규시즌은 뛸 수 없게 됐고 경과를 봐야겠지만 앞으로 있을 포스트시즌 출전도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2008년 최형우 이후 끊어진 삼성의 신인왕 계보 잇기에 나선 배영섭은 그 꿈을 이루기 일보 직전 최대의 적(부상)을 만난 셈이다. 올 시즌 99경기에서 타율 0.294, 2홈런, 24타점, 33도루를 기록한 배영섭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견줄 상대라고는 LG 계투진의 핵심요원으로 9승을 올린 임찬규 정도다.

지금까지 신인왕은 임찬규보다 인상적 활약을 펼치며 팀을 선두로 이끈 배영섭 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배영섭의 시즌 아웃으로 신인왕의 향방도 알 수 없게 됐다.

경쟁자들의 활약 여부에 달렸겠지만, 배영섭에겐 규정타석(133경기 기준 412타석)을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러나 배영섭이 신인왕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배영섭의 현재 성적은 지난해와 2008년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양의지(두산), 최형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양의지는 타율 0.267'100안타'20홈런'68타점을, 최형우는 타율 0.276'106안타'19홈런'71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배영섭은 타율에선 이들보다 앞섰고, 모자란 타점과 홈런 개수는 도루(33개'21일 현재 공동2위)로 팀 공헌도를 높였다. 문제는 이들이 규정타석을 채웠고 배영섭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1년 삼성 박한이와 신인왕 경쟁을 한 김태균(전 한화)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고도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당시 김태균은 88경기에서 타율 0.335'20홈런'82안타'54타점을 기록했다.

동국대 시절 '대학야구의 이치로'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9년 삼성에 입단했지만 지난해 당한 어깨 부상 탓에 늦깎이 신인 자격을 갖춘 배영섭은 올 시즌 톱타자로 자리 잡으며 진가를 드러냈다.

7월 21일 대구 SK전에서 베이스러닝을 하다 왼손 새끼손가락 인대를 다쳤지만 수술을 미루고 재활에 매진, 한 달여 만에 복귀할 만큼 신인왕 타이틀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배영섭이 기자단 투표로 이뤄지는 신인왕 투표서 표심을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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