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싸움소 특성 살려 승리하고파"

청도 소싸움경기장 여성 조교사 1호 곽현순 씨

청도 소싸움경기장의 유일한 여성 조교사인 곽현순 씨가 경기장 입구에서 소싸움 독려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청도 소싸움경기장의 유일한 여성 조교사인 곽현순 씨가 경기장 입구에서 소싸움 독려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여성의 섬세함으로 싸움소의 특성을 잘 살펴 승리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600~1천㎏에 육박하는 덩치 큰 싸움소의 육성과 관리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성이 청도 소싸움경기장 조교사로 데뷔해 화제다. 소싸움장 여성 조교사 1호 주인공은 충북 보은 출신의 곽현순(28) 씨.

곽 조교사는 주중에는 고향 보은 농장에서 한우를 키우면서 싸움소 11마리의 관리와 훈련도 전담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주말에는 청도 소싸움장에서 소 주인에게서 위탁받은 싸움소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실제 경기가 열리면 상대 소를 제압하도록 독려하는 조교사로도 변신한다.

"이얍! 이얍!"이라고 외치는 곽 조교사의 기합소리는 싸움소의 귀에 꽂힐 정도로 매섭다. 그는 싸움소 경기에서 우직한 소는 상대 소를 누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싸움소가 경기를 치르다 뿔에 받혀 상처를 입으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요. 그러나 싸움소는 자신의 힘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절대 물러서지 않지요."

곽 조교사는 취미로 싸움소를 키운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싸움소와 인연은 자연스러웠다.

싸움소 조련사답게 전국 각지의 소싸움 민속경기에 4년째 출전을 하고 있다. 2008년 경남 의령대회에 첫 출전한 후 2년 만인 작년 10월 진주대회에서 첫 우승을 안았다. 매달 1, 2회씩 현재 전국 12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첫 우승 소는 경량급인 병종부문이었고 앞으로 갑종, 을종으로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 미혼인 곽 조교사는 "소를 잡아채다 뿔에 받히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결혼을 해서도 싸움소를 키우고 한우농장이나 한우전문점 등 소와 관련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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