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일요시네마 '아름다운 비행' 25일 오후 2시30분

엄마 잃어버린 인간과 동물의 감동적인 교감

3살 때 아버지와 헤어지고 뉴질랜드에서 살던 에이미(안나 파킨 분)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는다. 병원으로 찾아온 아빠 토마스(제프 다니엘스 분)는 에이미를 자신이 사는 캐나다의 아름다운 시골마을로 데려간다. 예술가이자 환경운동가이며 소형 글라이더가 취미인 토마스는 에이미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아빠와 10년 만에 재회한 에이미는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토마스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개발업자들의 불도저들이 들이닥쳐 숲을 파괴한다. 토마스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항의로 공사는 잠시 중단되지만 숲은 이미 심하게 훼손된 상태. 학교도 거른 채 파괴된 숲에서 시간을 보내던 에이미는 버려진 기러기 알들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와서 따뜻하게 감싸준다. 얼마 후 새끼 기러기들이 모두 부화하는 데 성공하고 기러기 새끼들은 에이미를 엄마처럼 알고 따른다. 에이미도 그동안 닫아뒀던 마음의 문을 열고 새끼 기러기들을 정성스럽게 돌본다. 어느 날, 토마스와 친분이 있는 경관이 찾아와 일반인이 기러기를 키우려면 날지 못하도록 날개의 끝을 잘라야 한다며 새끼 기러기들에게 손톱깎이를 들이댄다. 기겁을 한 에이미와 토마스는 경관을 쫓아내고, 새끼 기러기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운다. 이들 부녀는 모터글라이더에 몸을 싣고 새끼 기러기들에게 나는 법을 알려주고, 철새 서식지까지 데려다주기로 한다. 최종 목적지는 캐나다에서 수백 마일 떨어져있는 발할라의 습지로, 11월 1일까지 야생 철새가 서식하지 않을 경우 습지를 밀어내고 개발될 예정지였다. 몇 번의 실패 끝에 기러기들이 모터글라이더를 따라 하늘로 날아오르는 데 성공하는데….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 때문에 어미를 잃은 새끼 기러기들을 어린 소녀가 지켜준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에이미가 기러기들과 함께 하늘을 비행하는 장면은 '자연보호'라는 살가운 메시지성 구호를 내세우는 것보다 훨씬 강렬하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광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동물의 감동적인 교감을 그린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카데미 최연소 수상자이기도 한 안나 파킨은 모터 글라이더 조종 훈련까지 받았으며(나이가 어려서 비행면허를 딸 수 없었기 때문에 실제 비행은 대역) 60마리의 캐나다 기러기를 동원해서 비행 장면을 촬영했다. 러닝타임 107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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