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뇨이야기] (2)음식

채소, 볶거나 무치면 열량 확 늘어나…혈당조절 방해할 수도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는 비교적 칼로리도 낮지만 조리법에 따라 육류에 버금가는 칼로리를 가질 수 있다.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는 비교적 칼로리도 낮지만 조리법에 따라 육류에 버금가는 칼로리를 가질 수 있다.

혈당 조절에 실패한 당뇨 환자들에게 식사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대개 "특별한 것을 먹은 적이 없다"고 답한다. 다시 어떤 식사를 했느냐고 물어보면 "육류는 거의 먹지 않았고, 채소 위주로 먹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습관은 혈당을 올리지 않는 것일까? 당뇨 환자들은 채소만 먹으면 혈당을 조절할 수 있고, 고기를 먹으면 안될까?

정상적인 사람은 지나친 열량을 섭취하거나 끼니를 건너뛰어도 혈당이 일정 범위에서 유지된다. 하지만 당뇨 환자는 이런 경우 혈당이 많이 오르거나 저혈당에 빠지게 된다. 당뇨 환자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혈당 관리를 위한 치료다.

대부분 채소는 양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 매우 좋은 음식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런 좋은 점도 어떻게 요리했는지, 요리할 때 어떤 양념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사라지기도 한다.

가령 생 가지 100g의 열량은 16kcal(단백질 0.8g, 지질 0.1g, 당 3.7g)밖에 안된다. 삼겹살 100g의 331kcal에 비해 매우 낮은 칼로리다. 하지만 가지 100g을 사용해 볶음을 만들면 대략 113kcal, 무침을 만들면 대략 126kcal의 영량를 갖는다. 이 정도의 열량은 100g의 갈치와 비슷하다.

다른 채소도 비슷하다. 양배추 100g은 31kcal(단백질 1.4g, 지질 0.2g, 당 7.4g) 정도에 불과하다. 호박 100g은 24kcal밖에 안되지만 호박전을 부치면 대략 168kcal의 열량을 갖게 된다. 조리방법에 따라 열량은 크게 달라진다.

단백질은 성장과 신체 조직의 유지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다.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1kg당 대략 1g의 단백질을 매일 필요로 한다. 합병증이 없는 당뇨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 단백질을 섭취해야 좋다고 제시할 만한 근거는 아직 없다.

다만 1일 열량의 10~20%를 단백질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유의할 점은 같은 고기 100g이라도 종류에 따라 열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섭취해야 한다는 것.

양념을 하지 않았을 경우 육류는 100g당 삼겹살(331kcal)-소갈비(250kcal)-돼지목살(264kcal)-소고기 등심(218kcal)-돼지갈비(208kcal)-소고기 안심(154kcal) 순이다. 당뇨 환자에서 어떤 음식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없다.

환자의 나이, 활동량, 키, 몸무게에 맞춰 전체 열량을 정하고, 그에 맞추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음식들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알맞은 비율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수용기자

도움말=김재홍 해동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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