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작곡가 故 윤이상, 대구에 오다!
- 9.29(목) 19:30 문화예술회관 / 대구시향 제379회 정기연주회 -
지난 16일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제378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공연의 막을 올렸다. 기대감에 찬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공연장을 찾았던 이날, 전석 매진에 입석 판매까지 이어지며 공연은 성황을 이뤘다.
이 여세를 몰아 대구시향은 오는 9월 29일 (목)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마에스트로 곽 승(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제379회 정기연주회 "윤이상, 영혼의 울림"을 개최한다. 특히 이번 연주회의 레퍼토리는 대구시향이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2011'에 한국 대표로 공식 초청 받은 것을 기념해 일본 무대에서 선보일 3곡 중 2곡을 연주함으로써 지역의 관객들에게 최종 검증을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제379회 정기연주회에서 대구시향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공연 부제의 주인공이자 첫 곡인 윤이상의 이다. 작곡가 윤이상은 살아생전에 현존하는 세계 5대 작곡가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그의 작품들을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역시 국내에서 연주된 적이 거의 없으며 대구 초연작이다. 소프라노 이윤경(현.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성악과 초빙교수)과 서울여성레이디스싱어즈(지휘 윤의중)가 협연한다. 이 곡은 광주민주화운동 중에 분신(焚身)한 청년들의 넋을 추모한 진혼곡의 일종이다. 그는 이 작품의 창작 동기에 대해 "한 젊고 순수한 청년이 부조리한 사회에서 어쩌다 분신까지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에게서 이 행위가 어떻게 발생하였는가를 재조명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중에 작곡된 "에필로그"는 영혼이 다른 세상으로 갈 때 듣게 될 소리들을 일체의 감정이나 가사, 선율 없이 특이한 음세계로 표현하고 있다. 여성합창의 연주 위에 낮게 들려오는 솔로 소프라노는 희생자들의 어머니를 상징하는데 윤이상은 이 부분에서만 어느 정도 인간적인 감정을 이입시키고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는 첼레스타와 4대의 독주악기들(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오보에)의 연주로만 음향적 측면을 보조해 주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어서 피아니스트 한동일(현. 일본 히로시마 엘리자베스 음대 초빙교수)이 매끄럽고 현란한 타건으로 베토벤 을 연주한다. 베토벤은 세계를 감동시킨 작곡가였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피아니스트였는데 그가 만든 피아노 협주곡은 늘 그의 독주 초연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그러나 점차 청각을 잃어가면서 결국 이 협주곡이 그가 독주로 초연한 마지막 작품이 됐다.
이 곡은 베토벤이 음악적으로 가장 원숙기에 이르렀을 때 작곡됐으며, 독주 피아노가 제1주제를 제시한다. 또한 제2악장이 끝나면 바로 제3악장에 들어가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며, 독주 피아노가 점점 생생하게 그 자태를 나타내면서 관현악이 훨씬 충실해졌다.
마지막으로 슈만의 뜨거운 낭만성이 분출된 을 연주한다. 이 작품은 4개의 악장이 쉼 없이 연주되는 속에 각 악장의 주요 소재가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작품 전체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대구시향의 제375회 정기연주회에서 이미 연주된 바 있지만 이번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2011'의 참가 곡으로 선정되면서 지난 4월보다 더욱 깊어진 연주로 관객들에게 슈만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시향은 이번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2011'의 공식 초청으로 30일(금) 일본 연주에 나선다. 일본문부성에서 주최하고 (사)일본교향악협회에서 주관하는 아시아권 오케스트라 축제인 이 행사에서 대구시향은 10월 2일(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개막공연을 펼친다. 연주 프로그램은 제379회 정기연주회에서 선보인 윤이상과 슈만의 작품 외에 촉망받는 젊은 성악가인 소프라노 이윤경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까지 총 3곡을 연주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2011'은 10월 2일(일)부터 5일(수)까지 도쿄와 센다이 시(市)에서 열리며, 대구시향 외에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 톰 우즈 / 피아노 협연 : 존 첸)'와 축제의 주최․주관국 자격으로 일본의 '센다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 카즈후미 야마시타 / 피아노 협연 : 유야 츠다)'가 참가한다.
마에스트로 곽 승은 제379회 정기연주회와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2011' 초청 공연을 앞두고 "故 윤이상 선생의 작품을 지역의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고 나아가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2011'에서도 연주하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하다. 윤 선생의 작품은 연주자들의 뛰어난 실력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곡인데 이번 연주가 대구시향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한국 대표로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2011'에 공식 초청 받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한국의 클래식 음악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대구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이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배소영 인턴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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