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갤러리에서] 최규 작 'HAPPY'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남녀, 화폭 가득 관능이

130.5x80cm, Acrylic on denim, 2011
130.5x80cm, Acrylic on denim, 2011

팝(Popular의 줄임)이란 단어에서 이미 우리는 전통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대중과의 쉽고 빠른 상호 소통을 위한 작가들의 의도가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소재는 가벼워지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들이 등장하게 된다.

통속적이면서 재치 있는 위트를 담아 사회, 문화의 여러 가지 단면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팝아트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미술양식으로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20세기 중반 대량생산과 고도의 산업사회의 매스미디어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양식으로, 예술을 실생활과 뚜렷한 구분을 지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팝아트는 현대에 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예술을 넘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생활 속의 일부가 되어 스며들고 있다.

최 규 작가에게 있어 '팝 판타지'(POP FANTASY)란 광고나 잡지, 영화, TV 등과 같은 매스미디어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작가를 통해 재해석되어 나타나는 인간 내면의 욕망의 표현이다. 만화 속에서 금방 튀어 나온 것 같은 이 예쁜 얼굴들은 낯익은 듯하지만 낯설다. 순정만화의 주인공인 듯 청순해 보이는 얼굴들에서 관능적이면서도 선동적인 이미지들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내면의 욕망은 잘 포장된 선물상자 속의 내용처럼 겉모습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다. 날로 더해가는 과대 포장이 끊임없이 화려해져 가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욕심 또한 그러하다.

유명진 갤러리M 큐레이터

▶~10월 9일 갤러리M 053)740-9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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