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잠실야구장. 삼성이 5대3으로 2점 앞선 9회말 2사 1루. 오승환이 두산 김재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잠실구장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8천여 명의 삼성 팬들은 일제히 "최강 삼성"을 외쳤다.
올 시즌 '역전의 명수'로 거듭난 삼성은 38번째 역전승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초보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시즌 초반 자신을 향한 '4강 진입'의 물음표를 '우승'이란 느낌표로 바꿨으며 '소통의 야구'를 실현했다. 프랜차이즈로 새 옷을 갈아입은 코칭 스태프와 맹수의 본색을 드러낸 선수들의 조합은 강팀 삼성, 명가 삼성의 부활 신호탄을 쐈다.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는 데다 새내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삼성은 잘해야 '4강'이라는 전망 속에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 장원삼, 채태인, 정현욱 등 핵심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강팀들과의 빽빽한 스케줄 속에서 0.500 승률을 지킨 삼성은 KIA에 이어 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했다. 숨 고르기를 끝낸 삼성은 7월 27일 1위로 올라선 후 단 한 번도 선두자리를 내놓지 않으며 승승장구, 예상을 뒤엎고 시즌 후반 경쟁 팀의 추격을 멀찍이 따돌리고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삼성에서 13년을 선수로 뛰고 코치로 11년을 재직하다 사령탑에 올라 누구보다 선수단 분위기를 잘 아는 류 감독은 선수와 코치진을 완벽하게 장악해 공수에서 완벽한 팀으로 발전시켰다. 전력의 키를 쥔 마무리 오승환의 부활, 4번 타자 최형우를 정점으로 한 응집력 있는 타선, 공수에서 반 박자 빠른 기동력을 펼친 삼성은 화려하진 않지만 실속 있는 야구로 강팀의 진수를 선보였다. 톱타자 배영섭의 발굴, 유격수 김상수의 급성장은 공수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38번의 역전으로 뒷심이 강해진 삼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팬들에게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코치시절부터 선수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해 온 류 감독의 소통은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끈이 됐고 선수들과 똑같이 환호하는 소탈한 모습은 감독과 선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없앴다.
박석민은 "부진할 땐 넌 잘할 수 있다. 다독거려 줬고 그 말이 힘이 됐다. 항상 믿음에 보답해야겠다며 타석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 지성하 삼성그룹 스포츠단 사장, 김상균 삼성 준법경영실 사장,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고문,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이상훈 전략1팀장(사장), 정현호 경영진단팀장(부사장), 이인용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 정금용 인사지원팀장(전무), 김명수 전략2팀장(전무), 전용배 경영지원팀장(전무) 등 삼성그룹 임원들은 잠실구장을 찾아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삼성은 남은 정규시즌 8경기를 소화한 뒤 전력을 추슬러 플레이오프 승자와 10월 24일부터 예정된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를 갖는다.
잠실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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