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트레스 해소 회사에서'… 직원 휴식 보듬는 사장이 성공한다

아무리 작은 IT업체도 탕비실에 에스프레소 기계는 갖춘다

대구지역 기업들이 직원 편의시설을 늘리고 있다. KOG는 직원 식당에 당구장과 게임기 등을 갖춰 휴식을 통한 업무능률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KOG 제공
대구지역 기업들이 직원 편의시설을 늘리고 있다. KOG는 직원 식당에 당구장과 게임기 등을 갖춰 휴식을 통한 업무능률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KOG 제공

"직원이 편해야 회사가 성장한다."

대구 대표 온라인 게임 제작업체인 KOG. 지난달 말 사무실을 2배 확장하면서 지역 업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660㎡(200평) 규모의 휴식 공간을 마련한 것. 이곳에는 비디오 게임기와 여직원 휴게실, 카페테리아 등이 갖춰져 있다. 또 1만 권의 서적이 있는 작은 도서관 'K library'를 만들었다. 작은 도서관에는 게임 개발과 그래픽 관련 등 전공 서적 외에도 소설 및 만화책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이종원 대표는 "직원들에게 좀 더 좋은 개발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기로 했다"며 "복지시설이 잘 갖춰질수록 좋은 게임 개발을 위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KOG 본사가 있는 빌딩이 대구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동성로에 위치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직원 복지를 위해 상당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대구 지역 기업들이 직원들의 편의시설 공간을 마련하는 등 복지에 힘을 쏟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PC방에서부터 노래방, 당구장 등 이색 공간을 설치해 직원들이 업무 스트레스를 회사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직원 편의시설 확충에는 IT 관련 업체들이 앞장서고 있다. 특히 게임 제작 업체나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해 편안한 휴식공간을 사무실 한쪽에 마련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도한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곳에 입주한 IT 관련 업체 대부분은 영세하더라도 휴식공간과 커피가게에서 쓰는 에스프레소 기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편의시설은 최근 일반 제조업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산시에 위치한 코힙스테크는 20명의 직원들을 위해 스크린골프장과 테니스장을 회사에 설치했다. 휴식시간을 이용해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태창철강과 STX 메탕, 파워트레인 등도 휴게실에서부터 노래방까지 직원 복지 증진을 위한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성서산단관리공단 김낙현 업무부장은 "근로 시간과 생산성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근로자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쪽으로 회사경영을 바꾸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회사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휴식시설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기존 사무실을 개조하는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직원의 자기 계발을 위해 지원에 나서는 중소기업도 늘고 있다.

산업용 교반기(Mixer)를 생산하는 우진은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춰 직원들이 자기 계발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헬스장 등 회사 주변 시설 이용 비용을 지원해 편의시설 확장을 대신하고 있다.

한 기업 대표는 "적당한 휴식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면 제품 불량 감소와 효율성이 더욱 올라간다"며 "매출의 일부분을 연구비와 함께 직원 복지시설에 이용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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