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안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다 들어있어요. 글씨를 고치면 사람을 고칠 수 있지요."
원로 서예가 남석 이성조 씨가 붓글씨 병원을 연다. 붓글씨 병원이란 50년 이상 붓을 잡아온 이 씨가 일반인에게 붓글씨 상담을 해주는 것.
그는 과감히 '서예 공모전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심사나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에 서예를 가르치는 곳은 700여 개로 추산되는데, 반면 서예 인구는 줄고 있어요. 기성 서예인으로서 이런 현실에 대해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붓글씨 병원을 차리기로 했지요."
남석은 1960, 70년대만 하더라도 서예의 정신적 자세를 중요시했지만 요즘은 공모전 결과를 중시하는 서단이 안타깝다. '추사 한석봉이 출품해도 입선이 안 된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과감히 '대한민국 서예는 망했다'고 말한다.
"붓글씨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일반 사람들에게 보시해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병들어 있는 붓글씨를 교정해주고 상담해주고 싶습니다."
그는 글씨 안에 모든 것이 다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바른 자세로 글씨를 쓰면, 육체적인 병도 낫는다. 단전호흡을 해야 하고, 붓 잡는 사람은 초조하거나 당황, 불안해하지 말라고 정신적 수양을 중요하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조상들은 먹을 갈면서 시기, 모략, 질투를 하지 말라고 가르쳐왔다.
"붓글씨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성품과 모든 것이 나타나있지요." 남석은 매주 화'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무료로 붓글씨 상담을 해준다. 찾는 사람이 많으면 상담 시간을 주 5일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남석은 자신의 집인 공산예원을 시민에게 개방하기로 하고 최근 공사를 마쳤다. 공산예원 7천590㎡(2천300여 평)에는 전시실, 명상 기도공간, 휴식공간, 삼림욕 공간 등을 갖춰놓았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방문해 팔공산 자락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남석은 "팔공산이 참 넓은 것 같지만 막상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없어 이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야외 예식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공연공간, 크로켓 골프장도 상시 무료 개방한다. 법화경 상설 전시실 및 소전시실 무료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공연 무대 및 크로켓 골프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개방한다. 공산예원, 대구 동구 중대동 1111-1번지. 053)983-1002, 010-8581-1470.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탄핵 반대, 대통령을 지키자"…거리 정치 나선 2030세대 눈길
젊은 보수들, 왜 광장으로 나섰나…전문가 분석은?
민주, '尹 40%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고발 추진"
윤 대통령 지지율 40%에 "자유민주주의자의 염원" JK 김동욱 발언
"尹 영장재집행 막자" 與 의원들 새벽부터 관저 앞 집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