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현 전 대구 서구청장이 공무원 승진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서구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자 구청이 술렁이고 있다.
27일 오후 서구청에 검찰 수사관이 찾아와 인사 관련 서류를 가져가고 관련 공무원들을 수사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날 구청 공무원들은 그동안 귀로만 들었던 소문이 현실화하자 하루 종일 당혹스러워했다. 구청 한 공무원은 "대놓고 말은 못해도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며 "구청 인사와 관련해 몇몇 공무원들을 검찰이 직접 소환할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다들 주변 눈치만 살핀다"고 했다.
다른 공무원은 "구청장의 돌연 사퇴로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안 해도 될 보궐 선거까지 치러야하느라 안팎에서 시끄러운데, 이번엔 검찰 수사로 최근 승진한 공무원들이 줄소환된다는 얘기까지 나돌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숨만 쉬었다.
서중현 전 구청장의 사퇴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던 서구의회도 다소 술렁이는 분위기다. 구의원들은 "검찰이 칼을 뽑아들면 인사 비리와 관련해 뭐가 나와도 나올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의원은 "지금 서구청은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구청장 보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와 바쁜 와중에 전직 구청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이니 구청이 술렁일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어수선한 지역 분위기를 바로 잡기 위해 서구청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 2개 부서씩 돌아가며 구청 입구에서 출근하는 직원을 반기는 '미소친절운동'을 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불법 광고물과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는 등 흐트러진 구청 분위기를 바로 잡으려는 모습이다.
이태훈 구청장 권한대행은 "구청장의 갑작스런 사퇴와 여러 일로 구청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며 "다음달 새 구청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행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구청 기강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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