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 대표 방북, 남북관계 개선 물꼬 트기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3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했다. 북한 인사와 접촉하지 않고 공단 입주업체들의 어려움을 듣는 실무적 목적이라고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이라 의미가 적지 않다. 홍 대표는 "정치'군사적 문제를 직접 풀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경제 협력이나 인도적 지원을 통해 남북관계에 신뢰를 구축해 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취한 5'24조치로 얼어붙었다. 대북 교역을 전면 중단하고 경제협력과 투자 등을 제한하는 조치로 개성공단이 특히 많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남북대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오면서 최근 통일부 장관의 교체에 이어 7대 종단 대표 방북 등 문화 교류가 재개됨으로써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 대표의 이번 개성공단 방문 역시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경제 교류를 통해 정치'군사 분야 관계 개선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목적이 있다. 홍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개성공단 활성화와 함께 남-북-러 가스관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농업'식량 기반 시설 조성 사업을 제안했었다. 5'24조치가 철회되지 않았지만 북한도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홍 대표의 방북을 승인,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대표는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가 높아서 이번 방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이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그의 말처럼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를 기대한다. 북한도 남북관계가 풀리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우리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계기를 계속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다만 홍 대표의 방북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