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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선 전 보수대연합 없다"…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강연

"정당-시민후보 단일화 정당정치 무시한 난센스"

'내년 총선 전까지 보수대연합은 없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28일 오후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제2기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제5강의 초청 강사로 나와 최근 부각되고 있는 보수대연합의 시기와 방법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보수대연합이 필요하지만 그 시기는 총선 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와 최근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을 비롯해 보수정당들이 완패를 당한 후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총선 후 한나라당의 울타리를 넘어 제대로 된 보수정권 창출을 위해 대단합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중심의 보수대연합은 없을 것이란 전제도 깔았다. 이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비롯해 보수진영에서 보수대연합 얘기가 나오고 있고 선진당과의 통합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이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합쳐간다는 발상이 깔려 있는 것이고, 진정한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정체성을 잃고 삐걱거린다면 보수대연합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아직 지금의 위기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최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정당과 시민후보 간 단일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불건전한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전 대표는 "단일화 대상(정당)에 대해 비판한 시민후보가 정당후보와 단일화하겠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정당정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민후보들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정당의 기호나 조직을 활용하기 위해 잠깐 연합하는 것은 마치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심보와 마찬가지다'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사회의 보수 진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들이 왜 보수가 필요한 지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다. 이것이 진정한 위기"라며 "한나라당이 무상급식, 보육, 의료, 반값 등록금 등 복지 포퓰리즘 경쟁에서 민주당의 정책을 정신없이 따라가고 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차이가 무엇인지 헷갈려 한다. 한나라당을 민주당의 짝퉁이라고 여기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사회적 양극화가 낳은 사회적 분열 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수 등 기존 가치의 확립과 함께 지방분권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세계적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의 단합을 이끌 수 있는 보수적 가치 확립과 함께 국가 구조를 분권 국가로 바꿔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수도권에 버금가는 지방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각 지역이 단위국가처럼 스스로의 책임과 능력으로 권력을 나눠 분권국가 형태로 운영된다면 각 지역의 에너지를 비축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서울에서 시험 치고 통과돼야 출세하는 이런 체제에서는 지역의 인재를 활용할 수 없고 결국 국가 전체의 잠재적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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