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롯데와 2위 다툼을 펼치고 있는 3위 SK를 곤혹스럽게 했다. 삼성은 이날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27일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남은 경기에서 베스트 멤버를 내보내며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날 주전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했다. 정상적 투수 로테이션으로 저마노가 선발 등판한 가운데 타선은 특유의 몰아치기로 먼저 3득점해 SK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삼성은 4회 선두타자 김상수의 좌측 펜스를 맞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1사 3루에서 박석민의 우중간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2타점 적시타로 3대0으로 앞서나갔다.
SK는 5회 정상호의 2점 홈런으로 추격한 뒤 7회 박진만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리에 목마른 SK는 선발 고효준에 이어 이재영-박희수-엄정욱-정우람 등 필승 불펜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삼성이 정현욱-정인욱-이우선을 차례도 등판시키며 맞불을 놓는 바람에 홈구장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날 류 감독은 위기 때 고의사구까지 지시하며 끝까지 선수들을 독려했다. 삼성은 9회 1사 2루에서 이날 홈런을 기록한 정상호가 들어서자 고의사구로 거른 뒤 실점을 막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연장 10회 1사 3루 위기에 놓이자 이호준과 박정권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초강수를 두며 또 한 번 실점을 막았다. 삼성의 플레이는 마치 시즌 막판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같은 삼성의 초강수에 2위 다툼은 더욱 흥미를 끌게 됐다. KIA는 잠실에서 두산에 8대1 승리를 거두며 3위 SK에 한 경기차로 다가섰고, 목동에서는 넥센이 LG를 5대0으로 꺾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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