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 책] 우리는 한 가족이야/깍두기 인생론/바그다드에서 생긴 일

▨우리는 한 가족이야/핌 판 헤스트 글/닌케 탈스마 그림/정낙선 옮김/고인돌/32쪽/1만2천원

입양은 사랑하는 또 다른 부모님을 만나는 축복 받는 일이다. 주인공 로지타는 태어나서 얼마 안 지나 낳은 부모를 떠나 새로운 부모를 만났다. 낳은 부모는 아이를 키울 형편이 안 되어 로지타를 새로운 부모에게 맡긴다. 새로 만난 아빠가 이 그림책의 지은이인 네덜란드 동화작가 '핌 판 헤스트'이다. 그는 "내 삶 속으로 로지타를 입양하기로 마음먹은 날이 이 책을 쓰기로 한 날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책이 출간되자 둘째 딸 모이라가 태어났다. 그렇게 넷은 한가족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입양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 아이는 부모가 누구이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 그래서 입양은 아이를 사랑받게 하는 아름다운 일이다. 가슴으로 낳은 입양 소녀의 따뜻한 이야기다.

▨깍두기 인생론: 동화작가 고정욱이 십대에게 들려주는/고정욱 글/샨티/224쪽/1만3천원

동화작가 고정욱이 그의 동화를 읽고 자라 이제는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십대 청소년들을 위해 쓴 '인생론'이다.

1급 지체장애인으로서 휠체어를 타고 생활했어야 했던 그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자신 삶의 여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성장하면서 배우고 깨달은 중요한 가치들을 십대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밌게 들려준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놀 때, 놀이에 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으로 일명 '깍두기'라는 이름으로 끼워준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노는 놀이에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끼고 싶다면 깍두기로 넣어주면 된다. 더 나아가서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깍두기로 참여할 수 있다. 공식적인 룰을 조금 유연하게 적용하면 누구나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게임의 일원이 되었다는 벅찬 희열도 맛볼 수 있다. 깍두기를 용인하고 포용해서 함께 즐기거나 일하며 받아들여 주는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따뜻한 공기가 흐른다.

▨바그다드에서 생긴 일/마르틴 푸생 글/김호민 그림/김영신 옮김/리젬/144쪽/9천400원

2004년 이라크 바그다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펼쳐지는 두 친구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작가는 나라도 종교도 인종도 다르고 심지어 적대적이기까지 한 토마스와 셀림을 하나로 어루만진다. 다른 듯 보이는 두 주인공은 사실은 너무나도 닮아 있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를 몰라본 채 총구를 겨누어야 했던 상황을 이야기한다. 이 비극적인 현실은 자신의 이익을 좇기에 바쁜 위정자들과 그들의 추종자들이 만든 것이다. 청소년들에겐 아직 좀 무거운 정치적 이념의 내용이지만 작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용당하는 나약한 모습에서 벗어나 비극적인 현실을 만들어 낸 사람들을 향해 외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어느 날, 한 방의 총성이 순수한 영혼을 가진 토마스와 셀림의 운명을 갈라놓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