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전망 악화로 자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주식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직접 투자보다는 적립식 펀드를 통한 꾸준한 투자로 발걸음을 바꾼 이들이 적잖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9월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전망치가 있는 212개 기업 중 67개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전날 종가(28일)를 기준으로 1배 수준에도 못 미쳤다.
특히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라건설, KCC, 우리금융, 한진해운,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동국제강, 현대산업 등 14개 대기업의 PBR은 0.5배도 채 안 됐다.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BPS)으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이면 현 주가가 회사 청산 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자산 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 특히 증권, 은행, 유틸리티, 통신 업종의 PBR은 1배를 밑돌 뿐 아니라 최근 10년의 평균값보다 낮았다.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PBR 저하를 주식 매력 상승으로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PBR이 1배 밑으로 떨어진 이유는 글로벌 수요 전망이 그만큼 안 좋다는 의미라는 것. 제대로 된 반등이 나오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8월 적립식펀드로 시중자금 1조1천억원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일정액을 넣는 정액식보다 투자금액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펀드로 훨씬 많은 돈이 들어왔다. 투자자들이 주가 폭락을 펀드 수익률을 올릴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적립식 펀드 판매현황을 조사한 결과, 8월 판매잔액이 전월보다 1조1천533억원 늘어난 55조4천50억원, 계좌 수는 10만9천 개 증가한 939만2천 계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250포인트 넘게 폭락한 8월이라는 점이 주목되는 이유다.
펀드 유형별로는 정액적립식이 2천485억원, 자유적립식이 9천47억원 각각 증가했다. 장기투자상품인 개인연금은 138억원, 연금저축은 745억원, 장기주택마련저축은 266억원 각각 늘어났다. 투자지역별로는 국내투자형은 1조3천280억원 늘었지만 해외투자형은 1천750억원 줄었다. 해외투자형은 2009년 7월 이후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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