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많이 나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가로수에는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가고 있고 은행나무에는 은행이 탐스럽게 열렸다. 하늘을 보니 정말 높고 광활하다는 느낌이 들고 밤하늘에는 별들의 숫자가 더 늘어난 것 같다.
이상하게도 가을이 되면 눈은 더 밝아지고 귀는 더 잘 들리는 같다. 이전에는 잘 안 보이던 나무나 하늘 등이 잘 보이고 풀벌레 소리도 더 잘 들리는 것 같다.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일수록 건강에 조심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눈병이 유행이라고 한다. 한 중학교에선 눈병 환자가 수백 명에 이르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눈병에 걸리면 학교에 안 가도 되기 때문에 일부러 눈병을 옮긴 경우도 있고 심지어 서로 눈병을 팔기도 한다고 하니 우려가 된다.
눈병이 유행하면 치과에서도 환자를 치료할 때 주의해야 한다. 몇 년 전에 나도 눈병에 걸려서 상당히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이전부터 치료하고 있던 학생이 있었는데 그날도 간단한 충치 치료를 했다. 치료하는 동안 계속 눈을 꼭 감고 있어 '다른 날과 달리 오늘은 유난히 치료를 무서워하네' 하고는 치료가 끝났으니 걱정 말고 눈을 떠보라고 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두 눈이 토끼눈처럼 빨갰다. 아니, 두 눈이 이글이글 불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학교에서 눈병에 걸려서 치료하는 동안 눈이 아파 눈을 꼭 감고 있었다고 한다.
치료 후 얼른 손을 씻고 나름 소독을 하였지만 다음 날 결국 눈병에 걸리고 말았다. 안과에 가서 진찰을 받으니 이 상태로는 진료를 하기 어려우니 며칠을 쉬라고 한다. 진료를 하려고 하니 시력이 떨어지고 초점이 맞지 않아 전혀 치료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뜬장님이 된 상태로 어쩔 수 없이 치과를 며칠 쉰 적이 있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눈은 중요하지만 치과의사들에게는 다른 기관에 비해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시력이 좋음에도 치과치료 중에 발생하는 이물질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하여 안경을 끼는 치과의사들도 있다.
마흔 중반을 넘어가면 서서히 노안이 시작되는데 치과치료 중에 잘 안 보인다고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라이트를 조정하라고 하거나 자주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면 노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나도 본격적인 노안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이전보다 시력이 떨어져서 새로운 치과재료가 들어오면 깨알 같은 사용설명서를 잘 읽을 수가 없어 직원들에게 대신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어떤 선배님은 길을 가다가 문자 메시지가 왔는데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지나가는 학생에게 대신 읽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자존심이 상해 진료하는데 사용하는 확대안경, 외출할 때 사용하는 안경, 독서용 안경, 예비용 안경 등을 바로 구비했다고 한다. 노안이 왔다고 이전보다 진료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구비하면 이전보다 훨씬 집중하기 쉬워진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하늘을 더 자주 보아 가을 하늘처럼 맑은 눈과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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