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해결사' 송제헌이 K-리그 막판 소나기 골을 퍼부으며 절정의 '득점포'를 과시하고 있다. 송제헌은 2일 '대구시민축구장 고별전'으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두 골을 뽑아내며 팀의 2대0 승리를 견인했다. 송제헌은 앞서 지난달 17일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 경기에서 두 골, 24일 수원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한 골을 넣는 등 최근 3경기에서 5골을 쏟아붓는 등 '신들린 득점 쇼'를 펼치며 물오른 골 결정력을 발산하고 있다. 송제헌은 이날 두 골을 보태면서 올 시즌 8득점으로, 단숨에 팀 득점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송제헌은 이날 후반 시작하자마자 상대 왼쪽 진영에서 길게 올린 공이 수비 머리를 맞고 골키퍼를 넘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을 누린 뒤 후반 15분엔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에서의 프리킥이 맞고 흐르자 마치 기다린 듯 차 넣어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후반 37분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부근에서 슈팅한 공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쉽게 해트트릭을 놓쳤다.
송제헌은 "잘해서 넣은 골이 없는데 운이 좋아 득점 선수로만 기록된 것 같아 쑥스럽긴 하지만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어릴 적부터 몰아치기에 강했고, 프로에 와서도 경험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골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 팀이 전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게 최우선 목표이고, 개인적으론 10득점 이상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제헌은 지난해 5월 30일 대전 시티즌과의 컵대회 조별리그 때 골을 터트리며 '골 사냥'에 시동을 걸었지만 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을 거의 접다시피 했고, 올해도 3월 13일 강원FC와의 홈 개막전에서 원톱으로 출전한 뒤 축포를 쏘며 대구FC의 해결사로 부상했지만 시즌 중반 경고 누적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공백기'는 송제헌을 더 강하게 연단했고, 그라운드로 돌아오자마자 대전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연속골을 터트리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송제헌은 "경고 누적 등으로 7주 정도 쉬면서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 이 기간에 생긴 경기에 대한 간절함으로 준비를 잘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영진 대구FC 감독은 "오늘 경기의 일등공신은 득점한 송제헌"이라며 "대구시민축구장 고별전 승리 약속을 지켜 다행이다. 전반전 경기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한 것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는 이날 전반전에서 인천의 강한 압박과 잦은 패스 미스 등 선수 간 손발 맞지 않는 답답한 경기를 하다 후반 들어 패스워크와 빠른 축구가 살아나면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2대0 낙승을 거두며 리그 11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한편 포항 스틸러스는 네 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모따의 활약을 앞세워 홈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대1로 제압하고 5연승을 기록하며 이날 경기가 없었던 1위 전북 현대에 승점 2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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