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한다'는 것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것이다.
그 특별함은 먼저 이성을 앞서는 원초적인 본능에 의해 생겨나지만 곧 현실과 공상을 구분 짓게 되며, 자아의 지각에 걸맞게 나름대로의 완전성을 갖게 된다.
그 완전성은 적절하게 통제되며 실현 불가능의 것은 그 효력을 상실하여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완전성은 그 의미가 다르다. 현실과 공상의 구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상상' 그 자체만으로도 그들만의 사회가 된다.
오히려 상상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능력이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두원의 그림이 그러하다.
이성적 판단을 굳이 개입시켜 재현하지 않아도 되는 또 다른 시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그림 속 형상들은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하지만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것 또한 어른이나 어른이 될 누군가의 꿈과 연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의 첫인상은 엉뚱하고 무질서한 가면을 쓰고 다가오는 듯 하나 화면 속 형상들은 제각기 스스로의 존재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람, 동물, 자연과 비자연 그리고 상상존재가 서로 공존하며 서로의 질서에 자리를 내어주기까지 한다. 행복한 공상에 젖어 흘러나오는 노래가 그림이 되었다.
현재 이중섭미술관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인 이두원은 남녀노소 어느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 질서 정연한 틀 속에 생각을 통제시키는 많은 이들에게 그가 만든 세상은 생각의 휴게소가 되어준다.
화려한 색감과 위트 넘치는 그림 제목들은 그와 동화되기에 충분한 요소가 된다. 이두원의 '무질서'는 흔히 용납되지 않는 우리들의 삶에, 더 큰 사회를 만들어 질서를 부여하는 유쾌한 상상여행으로 인도한다.
허아영 한기숙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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