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서울시장이냐… 재야 시민시장이냐…

선거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선거에서의 승패는 구도가 70% 이상 좌우한다'고 말한다. 선거를 규정짓는 '괜찮은' 문구 하나만 제대로 유권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내면 선거가 훨씬 수월해진다는 의미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여야 주자들이 확정되면서 이번 보궐선거가 어떤 구도로 전개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이번 선거를 '서울시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선택'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서울시정을 여는 기회'로 보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선 이번 보궐선거가 ▷기성정치인 vs 비정치인 ▷이명박 정부 국정수행내용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평가 ▷기존 지지정당과 투표성향의 변화여부 ▷각종 복지정책 집행방향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선택 ▷오세훈식 서울시정 운영에 대한 평가 등의 요소에 의해 승패가 나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성정치권과 시민운동진영 대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기성정치인과 시민운동진영에서 활동하면서 유명세를 탄 비정치인 간의 대결구도다.

분위기는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철수 돌풍' 이후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이 높아지면서 비정치권 인사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고 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 후보 스스로 만들어 온 시민운동가 이미지 역시 '정치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서울시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시민들의 의구심을 떨쳐버리게 해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비정치권 인사들은 정계입문과 함께 반드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박 후보가 유리한 상황만은 아니다. 벌써부터 박 후보는 시민운동 활동 당시의 기부금 모금상황, 재산내역 등과 관련 여당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

반대로 나 후보는 기성정치인으로서 정책수행능력, 도덕성, 조직관리 능력 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나 후보는 정치권에선 가장 참신하고 깨끗한 인사로 거명되고 있어 박 후보가 차별화하기 쉽지 않은 상대라는 분석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기성정치인 가운데 가장 참신한 이미지로 비치고 있는 나 후보와 시민운동 진영 인사 가운데 가장 합리적일 것 같은 박 후보가 격돌하게 됐다"며 "시민들이 안정과 참여 가운데 어떤 가치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정부에 대한 평가

이번 보궐선거 역시 여느 재'보궐선거와 마찬가지로 현직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집권 중반을 넘긴 상황이라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직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성과를 바탕으로 대권도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달리 해석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그리고 기존 정당 지지층의 투표성향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관심 대상이다. 특히 야권의 경우 단일후보를 내긴 했지만 기존 민주당 지지층이 박 후보에게로 표를 몰아주느냐가 관건이다. 더불어 한나라당 지지성향이었던 유권자들이 비정치권 후보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여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양 진영은 모두 집토끼 관리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여론의 추이를 보면 집토끼들이 울타리를 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각종 복지정책 수행 방법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선택 역시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편적'전면적 복지를 내세우고 있는 야권이 우세한 듯 보이지만 최근 그리스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서울시민들의 인식에 많은 변화가 왔고 지난 주민투표 과정에 참여했던 197만여 명 역시 이번 선거에서 여당지지 의사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승부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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