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곽승이 이끄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일본의 심장, 도쿄를 뜨겁게 달구었다.
2일 오후 2시,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 2011' 시작을 알리는 개막공연을 보기 위해 1천500여 명의 관객들이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을 가득 메웠다.
연주회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의 곡 '화염에 휩싸인 천사'로 문을 열었다. 생전에 '현존하는 세계 5대 작곡가'에 선정되기도 했던 작곡가 윤이상의 곡이 시작되자 객석은 숨죽인듯 조용해졌다. 광주민주화운동 중에 분신(焚身)한 청년들의 넋을 추모한 진혼곡의 일종인 이 곡은 1995년 일본 도쿄에서 초연된 만큼 도쿄와도 인연이 깊은 곡이다.
뒤 이어 윤이상의 '에필로그'가 연주됐다. 영혼이 다른 세상으로 갈 때 듣게 될 소리들을 일체의 감정이나 가사, 선율 없이 특이한 음세계로 표현한 이 곡은 여성합창단의 연주와 소프라노 이윤경의 솔로 소프라노가 합해져 마치 천상으로 인도하는 선녀들의 음악처럼 울려펴졌다.
대구시향은 슈만의 '교향곡 제4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4개의 악장이 쉼 없이 연주되는 속에 각 악장의 주요 소재가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슈만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마지막곡으로 모차르트의 '모데트 기뻐하라 환호하라 K.165'가 연주됐다. 대구시향 단원들의 격정적이고 열정적인 연주에 도쿄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곳곳에 기립박수를 하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마에스트로 곽승은 이에 화답하듯 앙코르곡으로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을 들려줬다. 대구시향 단원들 개개인의 역량이 두드러지는 무대였다.
이번 연주는 대구시향 역사상 최초로 해외 공식초청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아시아 오케스트라의 개막공연이라 뜻깊은 무대였다. 일본 문부성에서 주최하고 (사)일본교향악협회에서 주관하는 이번 연주회는 일본의 공식 초청으로 100여 명의 단원과 스태프들의 항공료, 숙박비, 체류비 등 경비 전액을 주최 측이 지원했다.
이번 공연을 관람한 곤도 세이치 일본 문화청 장관은 "아시아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아시아오케스트라 위크가 10회째를 맞이하는 뜻깊은 해에 개막공연을 훌륭하게 연주해주어 감사하다"면서 "특히 한국 작곡가 윤이상의 곡은 처음 듣지만 아주 독특하고 감명깊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를 이끈 마에스트로 곽승은 "아시아권의 오케스트라 축제인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에 일본으로부터 공식 초청받은 것은 대구시향으로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면서 "대구시향 단원들이 역량을 발휘해주어 이번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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