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경쟁력일까, 초라한 자화상일까.'
대구의 음식값과 아파트 매매나 전세 가격 등 기초 생활비가 전국 7대 대도시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서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25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해 시도별로 비교한 '지방물가정보 공개 서비스'에 따르면 외식'숙박비가 전국 최저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25개 품목은 외식비 8개, 지방공공요금 7개, 개인서비스요금 5개, 농축산물 5개 등으로 지난 8월 첫 공개됐던 10개 품목에 비해 조사대상이 대폭 확대됐고, 가격변동폭이 커 공개 실익이 적었던 배추'무와 된장찌개'돼지갈비'설렁탕 등 5개 품목은 제외됐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과 6개 광역시를 포함한 7대 도시를 비교했을 때 총 25개 품목 중 11개 품목에서 대구가 최저가를 보였다.
최저가 품목은 지방공공요금 중 택시료'도시가스 도매요금, 개인서비스 중 비빔밥'김치찌개백반'삼겹살'자장면'칼국수'김밥'숙박료'목욕료, 농축산물 중 돼지고기였다. 특히 외식비의 경우 8개 품목 중 6개 가격이 최저 수준을 보였다.
대구 물가가 낮은 이유는 우선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제력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최하위권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데다 인구 대비 식당이나 서비스업체 수가 많아 '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GRDP는 16개 시도 중 17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식당의 경우 대구는 인구 대비 외식업체 수가 86.8명당 1개로 울산의 66.9명, 대전의 82.2명에 이어 전국 3위였다.
그러나 영세 사업자로 분류되는 연매출 4천800만원 이하인 간이사업자 수나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대구의 식당 중 간이사업자는 1만6천474개로 인구 수가 비슷한 인천(1만3천800개)보다 휠씬 많고 대전(9천72)이나 울산(7천148)과 비교하면 인구당 비율이 높다. 전체 식당 중 간이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58.2%에 이른다.
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구에 큰 기업이 없고 뚜렷이 돈을 벌 만한 업종이 없다 보니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식당 창업이 많다"며 "업소 수가 많다 보니 가격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가정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임대료도 전국 평균에 비해 낮다.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국평균이 2억6천842만원 수준인 데 비해 대구는 1억5천822만원으로 7대 도시 중 광주(1억2천324만원) 다음으로 저렴했다. 아파트 평균 가격의 경우 서울이 5억4천285만원으로 가장 높고 인천이 2억890만원, 부산은 2억160만원, 대전과 울산은 각각 1억9천400만원과 1억6천131만원 수준이었다.
전세 가격도 전국 평균 1억4천752만원보다 낮은 1억1천24만원이었다. 타 도시 전세 가격은 서울이 2억6천117만원, 부산이 1억3천238만원, 대전은 1억3천103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버스와 전철 요금은 대구가 각각 1천200원(현금 기준)으로 수도권의 1천원보다 200원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품목으로 조사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다수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물가가 낮다는 것은 살기 좋은 도시의 경쟁력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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